여론수렴 배제 독선 행정 논란…시 "일본인들 혐오" 주장

[여수/남도방송] 여수시가 지역 대표축제인 여수 ‘진남제’의 명칭을 삭제할 방침인 가운데 44년 명맥에 흡집이 우려되고 있다.

7일 여수시에 따르면 매년 5월 개최되는 여수 진남제의 명칭에 대해 올해까지만 ‘거북선대축제(진남제)’라는 형식으로 변경하고 내년부터는 전면 사용을 중단키로 방침을 정했다.

진남제 축제의 명칭 갈등의 역사는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려통합 당시 구여수권의 '진남제'와 여천권의 '거북선축제'가 통합되면서 2개 축제 명칭이 함께 사용되는 특이성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축제를 주관하는 진남제전보존위원회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기존 ‘진남제’라는 명칭이 관광객들에게 크게 홍보가 되지 않아 타 부대 축제들과 통합한 '거북선대축제'로 명칭을 확정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진남(進南)이라는 명칭의 의미에서 일본인들이 혐오감을 느낀다는 이유로 밝혀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시와 축제위원회 측은 이번 조치에 앞서 시민의견 수렴절차 등 기본적인 절차도 무시한 채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독선 행정' 파문은 지역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 원로들도 지역의 정신적 축제나 마찬가지인 진남제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진남정신을 위축시키고 옛 선조들의 업적에 큰 오점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3월 진남제전원상회복추진위원회를 비롯한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호소문을 통해 "여수박람회 실사를 위해 돌산갓김치 축제, 생선요리 축제, 노래 자랑 등 섞어서 거북선대축제로 통합한 뒤 진남제를 부활시키지 않는 것은 역사성 있는 지역축제를 말살하는 어리석은 처사"라며 실망과 우려를 나타냈다.

더욱이 근래 해를 거듭할수록 관광객수가 급락하고 있는 실정에서 급작스럽게 명칭을 삭제하는 것은 자칫 경쟁력 약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미 경남을 비롯한 타 지자체의 축제에서 이순신, 거북선과 관련한 명칭 사용이 빈번한 가운데 획일적이고 차별성이 부족으로 자칫 전시성 상혼축제로 전락할 우려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축제위원회 이복휘 위원장은 “2억원에 불과한 축제지원금으로 제대로 된 행사를 치루기가 사실상 어렵다”면서 “여수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과 협의를 통해 도출한 결과로 지역 내 갑론을박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 진남제는 1592년 5월3일 여수 진남관 내 진해루 군사회의를 통해 인근 5관5포 영민들이 전라좌수영에서 경상도 우수영으로 첫 출진하던 날과 전장에서 산화한 조선 수군들의 넋을 기리는 향토축제로 지난 1995년 전국 4대축제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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