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거북선 실종...부실 준비·엉성한 운영 지적

[여수/남도방송] 역대 최대 예산을 들여 경쟁력 확보에 나선 여수거북선대축제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졸속 축제로 일관했다는 지적이다.

여수시에 따르면 올해로 45년째를 맞는 여수거북선축제를 7억2000만원을 들여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여수 종화동 해양공원에서 개최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3배 가까운 지원예산에도 불구, 짧은 준비기간으로 인한 부실한 축제준비와 엉성한 운영, 곳곳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한때 전국4대 축제 명성이 무색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하이라이트인 통제영길놀이 행사에서는 주제인 ‘이순신’과 ‘거북선’이 실종된 축제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선두 이순신 장군 영어 주변엔 일본깃발이 가득해 정작 있어야 할 ‘이순신과 거북선’이 없어 한마디로 "앙꼬빠진 붕어빵"이라는 지역 사학계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행렬 역시 매년 창고에 먼지쌓인 조형물을 그대로 재활용하는 등 예년과 다름없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어설픈 축제운영 또한 도마에 올랐다.

축제 행사장인 해양공원 일원은 주차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축제 전후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으며, 인근에 술을 파는 노상들과 축제인파가 뒤엉켜 마치 난장을 연상케 하는 등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여수시민증을 수여하기 위해 초청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각 내외빈들에 대해 경찰의 과잉경비 또한 시민화합과 융화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통제영 의식행사가 전라좌수영의 본영과 임진왜란 극복의 호국문화를 표현하는 축제의 주제가 되기 보단 유원지에나 볼법한 먹고놀기식 상혼축제의 손님끌기 '쇼'가 됐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 김 모(46)씨는 “거북선 모형 한 두 개만 선보여놓고 거북선축제라고 하기에는 이게 거북선 축제이냐”면서 “거북선의 본고장임을 알리는 축제 취지의 거북선과 전라좌수영에 대한 설명이 부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모(45)씨는 "행사장 곳곳에서 취객들간 실랑이가 붙는 등 볼성사나운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되는 등 삼류축제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한나라당 지도부를 불러놓고 내심 챙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민과의 소통보다는 과거 일방적인 인원동원식 축제행정도 지적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민참여를 이끄는 방법이 부족했고 소통이 되지 않았으며, 짧은 시간에 축제를 이끌려고 한 주최측의 오류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내년엔 세계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에 인적쇄신 등 축제추진 주최측을 전면 개편하고 진남제전보존회와 거북선축제위원회를 일원화해 최소한 6개월 전부터 여수대표축제의 개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수시는 시민화합의 한마당이 된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자평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민참여가 돼 내년 박람회 성공개최에 기여했다”면서 “각 축제 주제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역사와 문화적 사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이해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거북선축제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실시 결과 하위권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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