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경단체 - 섬진강 4대강개발사업에 ”섬진강 끼워 팔기 안 된다”

[광양/차범준.강양숙기자] 최근 이성웅 광양시장이 밝힌 섬진강의"4대강 개발사업" 포함 건의와 관련 얼마 전 정부 부처 장관이 직접 전면에 나서 광양시의 요구사항을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이성웅 광양시장은 시청 상황실에서 "신년  시정성과 및 시정운영방향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자신이 "정부의 4대강 개발계획에 섬진강을 추가해 5대강 개발로 수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이 시장의 발언은 곧바로 지역에 민감한 이슈를 제공하면서 환경단체들의 반대 입장 발표가 이어졌다.

13일 광양시장의 4대강 개발에 섬진강 포함을 건의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가자마자 다음날인 14일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광양시지회가 곧바로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이 군사작전처럼 기습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사업추진의 뚜렷한 목적과 내용도 없이 14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민세금을 쓰겠다는 것”이라며 비난성명을 냈다.


이들은 "섬진강을 포함한 5대강 정비사업 등을 발언한 광양시장은 저 탄소 녹색성장 시범도시 광양 만들기 계획과 역행하는 처사이며, 최소한의 상식과 개념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광양환경운동연합도 입장표명을 통해“광양지역은 ‘섬진강의 바다화 현상’으로 농업용수의 염해, 재첩의 서식환경 피해를 막기 위한 수질개선 대책만을 추진해야 한다”며 “토목공사가 중심인 4대강 개발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4대강 사업과의 연계를 경계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이 시장은 당시 간담회장에서 자신이 최근 열린 국정설명회 자리에서 섬진강을 생태복원 차원서 개발해 줄 것을 이명박 대통령에 요청했고..., 정부로부터 섬진강 인근 자치단체들과 먼저 의견을 조율해 달라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밝혀 정부와의 교감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 최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4대 강 정비사업에 섬진강을 포함시키는 광양시장의 건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섬진강의 4대강 포함은 마치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이른바 4대강을 살리는 작업과 함께 섬진강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많이 사람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측은 섬진강이 친환경적인 휴식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강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드는데 사업의 중점이 맞춰진다는 입장이다.

정부측 입장발표가 나오자마자 이번에는 동아일보까지 나서서 섬진강 4대강 사업포함을 극찬하고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동아일보는 지난 28일자 사설을 통해 "명실상부한 4대강인 섬진강이 뒤늦게나마 국토부의 마스터플랜에 포함되는 것은 다행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며 섬진강을 잘만 정비하면 지리산을 끼고 화엄사 연곡사, 쌍계사 같은 문화재와 어우러져 세계적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며 조영남의 노래 ‘화개장터’에 나오는 가사처럼 영호남을 가로지르는 섬진강을 ‘세계의 명강(名江)’으로 가꾸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조. 중. 동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대표의 보수신문사 중 자칭 대한민국에서 제일 열심히 정론을 펼치고 있다는 동아일보의 사설에서까지 섬진강 개발에 대한 극찬이 나오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동부권 일부 환경단체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순천환경련의 한 임원은 "정부가 지금까지 섬진강 개발을 미뤄둔 이유가 이번 4대강 개발사업에 섬진강을 끼워 팔기 위해서가 아닌지 의심 된다"며  정부와 광양시의 섬진강개발계획을 경계하고 나섰다.


관계자는 사안이 특히 중대한 만큼 "광양시가 섬진강의 자연 친화적인 개발이 꼭 필요하다면 적어도 현 정부의 4대강 개발사업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프로젝트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일단 4대강 사업과의 연계에서 벗어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나 광양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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