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남도방송] 조승화 기자 = 2012여수세계박람회(EXPO 2012 YEOSU KOREA)가 개막 2주를 넘기면서 조직위원회의 갈 지(之)자 운영이 관람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전시관 입장객 수요 예측 실패, 사전 예약제 폐지, 승용차 여수권 진입 허용, 야간 입장권제 도입 등에서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개막 전부터 최대 자랑거리로 여겨온 '사전예약 시스템'을 개장 16일만인 27일 전면 폐지했다.

이날 황금연휴를 맞아 11만여 명이 입장하면서, 인기 전시관인 아쿠아리움 등 몇 곳은 현장예약 시작 한시간 만인 오전10시께 마감됐다. 대다수 관람객은 현장예약을 위해 미디어 키오스크(현장예약 기기) 앞에 줄을 섰다가 당일 예약분이 모두 마감됐다는 소식에 허탈감과 분노감을 감추지 않았다.

참다 못한 관람객 200~300명은 조직위 사무실로 몰려가 언성을 높이며 환불 소동을 빚기도 했으며, 이를 본 조직위는 개막 후 꾸준히 지켜온 8개 전시관에 현장예약 시스템을 폐지하고 28일부터 100% 선착순 관람으로 전환했다.

전시관 사전예약제는 IT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역대 박람회는 없었던 획기적 제도였다.

인터넷 30%, 현장 70% 등으로 짜였지만, 엑스포장에 입장해서도 전시관 예약을 하지 못할 경우 아예 전시관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는 맹점을 지녔다. 물론 전시관 80곳 가운데 8곳에 제한적으로 적용된 룰이고 이들에 견줄만한 알짜 전시관들이 속속 개방됐지만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예약제 전시관을 '꼭 봐야할 전시관'으로 각인되면서 입장에 더욱 열의를 보였다.

이 때문에 아쿠아리움은 매일 오전 예약이 조기 매진됐으며 개막 전부터 꾸준히 문제의 대상이 됐던 곳이었지만 조직위의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결국 사전예약제 전체를 포기하는 사태로까지 연결됐다.

▲27일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1층 안내데스크에서 엑스포 관람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200여명의 관람객들은 오전 일찍 입장할 경우 키오스크를 통한 전시관 2곳의 현장예약이 가능하다는 조직위 안내를 믿었지만, 오전 10시께 현장예약이 마감돼 사전예약 전시관을 관람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이와 함께 엑스포 개막과 동시에 시내 교통난을 심각히 우려한 나머지 여수 산단에 마련된 대형 환승주차장으로 외지 승용차 주차를 유도했다. 이는 그러나 여수 도심공동화를 부추겨 지역경제 활성화에 저해되고 있다는 지역민 원망으로 이어졌다.

여수시는 '일부라도 도심 진입을 허용해 달라'고 회의 때마다 요청했지만, 조직위는 받아들이지 않고 여수산단 환승주차장으로 유도해 도심공동화 현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결국 이 같은 지적과 함께 승용차 이용 관람객이 저조하자 조직위는 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가 마련한 웅천과 국동 등 도심주차장으로 차량을 유도하는 방안을 뒤늦게 수용했다. 하지만 그동안 여수산단 환승주차장 등이 널리 홍보되면서 도심으로의 차량진입도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또 야간입장권 도입도 마찬가지다.

엑스포 개막전부터 입장권을 다양화해 많은 관람객이 선별해서 입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조직위는 3만3000원 정가의 일일 관람권 이외에는 늑장 대처했다.

결국 개막 후 입장객수가 바닥을 치면서 관람객 유인책이 절실했지만 조직위는 시가 야간권 등을 제안할 때까지 이렇다할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대책마련 여론이 들끓자 조직위는 부랴부랴 야간권 도입을 검토했으며, 6월 한달간 한시적으로 오후 6시 이후 입장하는 조건으로 1만6000원짜리 야간권을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관람객 수요를 지나치게 과다 예측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직위는 평일 5만~10만, 최대성수기 3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조직위는 '서울 모 대학 연구원에 의뢰한 관람객 수요예측결과 많게는 1080만명까지 예상된다'며 그늘막과 화장실을 준비했다. 또 개막일도 1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크게 빗나갔다.

KTX역이 바로 연결돼 있고 자동차 전용도로, 항공, 바닷길 등이 엑스포장으로 향해 있지만 개장 초 2주까지 소폭의 입장객 상승을 보였을 뿐 조직위의 예측대로 되진 않았다.

조직위 한 관계자는 "여러 지적사항을 겸허히 받아들여 엑스포 성공개최의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개장 초 이런저런 혼선이 있었지만 박람회를 잘 운영하려는 조직위의 뜻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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