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남도방송]여느 해보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와 장마가 한풀 꺾이면서 전국 곳곳이 폭염과 열대야로 여름과의 전쟁이 본격 시작되었다. 이와 함께 전력사용 급증으로 국가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어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실천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얼마 전 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한 장면이다. 시어머니가 거실에서 에어컨을 켜고 있자 이를 본 며느리가 국민 모두가 절전해야 할 때 실내온도 18도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라며, 26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면서 감히 에어컨을 꺼버리는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절약이 드라마의 소재가 될 정도이면 그만큼 국민 공감대가 필요한 실정인 것 같다.

▲황백만 고흥우체국장
지식경제부에서는‘국민발전소 건립운동’으로 범국민적 절전 분위기 확산과 절전운동이 생활 속의 문화로 정착되도록 여러가지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발전소란 온 국민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면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으로 전기 절약을 통해 국민 스스로 만들어낸 발전소라는 뜻이다. 특히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①아끼자“25시”(전력수요가 많은 2시~5시에 전기 절약) ②사랑한다“26도”(실내 건강온도인 26도 이상으로 유지) ③가볍다“휘들옷”(no 타이, no 자켓 등 간편한 옷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내려감) ④자~ 뽑자“플러그”(전기제품 플러그를 뽑지 않으면 6%의 전기가 낭비됨)라는“아싸, 가자!!”를 구호로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서는 국가 기본 인프라인 전국 3,600여 우체국을 거점으로 집배원 등 45,000여 우체국 직원들이 에너지 절약 길거리 캠페인, 홍보전단 배포 등 대국민 홍보 강화는 물론‘국민발전소 건립운동’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정부가 이러한 고강도 에너지 절약운동을 펴는 절실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최대전력 소비량이 최근 5년간 34%가 급증해 예비전력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며, 올해 유난히 덥고 이 더위가 9월까지 간다는 예측이 있어 만약 전력 소비량이 총 발전설비 규모를 넘어서면 전국이 정전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세계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최근 5%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유럽이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져 곤욕을 치르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정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산시설에서 꼭 필요한 전력을 민간에서 너무 많이 쓰면 국가산업 발전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에 비해 전력소비량이 OECD 평균의 1.7배나 돼 낭비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민간에서 전기를 지나치게 많이 쓰면 국가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

에너지는 국력이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모두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석유소비 7위, 원유수입 4위의 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다.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민간소비로 낭비되는 기름도 많으며 에너지 소비는 국부의 유출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에너지는 돈이다. 냉방온도 1도를 높이면 전기를 7% 줄이는 효과가 있다. 26도의 실내온도에서 피부온도를 33.5~35.5도로 유지할 때 가장 큰 쾌적함을 느낀다고 한다.

얼마전‘제2기 국민발전소 건립운동’으로 6월 사용전력을 10억kw나 아꼈다고 한다. 이는 원전 1.5기 생산량에 버금간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량(量)이다. 올 여름 국민 모두가 한 목소리로“아싸, 가자!!”를 생활 속에서 힘껏 외치며 무더위를 지혜롭게 잘 이겨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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