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승객 1명 호흡곤란으로 7일째 입원치료 중

[남주/남도방송] 김상복 기자 = 광주에서 나주로 향하던 시외버스 안에서 원인불명의 가스가 살포돼 승객 1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버스회사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있어 안전 불감증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가스살포 테러로 7일째 입원치료 중인 버스승객 K(40·여)씨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52분께 광주 치평동 S아울렛 앞에서 승객 30여 명을 싣고 나주로 향하던 광신고속 160번 버스 안에서 괴한에 의한 가스살포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버스 오른쪽 중간 출입문 쪽 좌석에 탑승한 K씨는 "버스가 상무로 극락교에 들어설 때 쯤 뒤쪽에서 강력한 가스냄새가 풍겨 나와 승객들이 재치기를 하는 등 고통스러워했었다"고 증언했다.

갑작스런 원인불명의 가스살포 테러에 노출된 승객들은 버스가 송정리 공항 입구 승강장에 정차할 때까지 5분여 동안 창문을 열고 소리를 치는 등 공포에 떨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운전사는 뒷좌석에서 가스가 살포된 줄 모른 채 운행하다 승객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야 버스를 정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5분 여 뒤 버스에서 내린 K씨는 "구토를 한 후 다리가 풀리고 정신이 혼미해져 같이 탑승한 승객들에게 119를 불러 줄 것을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 지난 3일 달리던 버스안에서 괴한에 의한 가스살포 테러를 당한 버스승객 K(40·여·나주)씨가 호홉곤란과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나주 한 병원에서 7일째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또 버스운전사에게 경찰에 사건을 신고할 것을 요구했으나 운전사는 "승객들이 다 내려서 신고해봤자 의미가 없다"며 "신고 요구를 무시했었다"고 밝혔다.

K씨는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이 혼비백산한 사이 가스살포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20대 남성 한 명이 도로를 건너 급히 반대쪽으로 도주한 것을 다른 승객들이 목격했었다"고 말했다.

가스살포 용의자로 지목된 20대 초반 남성은 175cm정도의 키에 파란색이 섞인 패딩점퍼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탑승했었으나 버스에서 내릴 때는 모자를 벗고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광산소방서 송정119가 출동했으나 버스내 환기가 끝난 채 승객들이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하고, 후송을 희망하는 승객이 없어 현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안에서 가장 먼저 가스냄새를 맡고 소리를 친 K씨는 버스에 재탑승해 나주로 향하다 몸에 이상 증세를 느껴 나주 중앙로에서 하차한 뒤 남편의 도움을 받아 인근 A종합병원에 입원했다.

해당 병원 담당의사는 "K씨가 미확인 가스흡입에 의한 호홉곤란 증세(inhalation of unknown gas)와 두통증상을 호소해 산소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차츰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오늘 광산경찰서에 사건접수를 하려고 한다"면서 "지난달 부산지하철에서 원인불명의 가스살포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광주에서 발생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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