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남도방송]호남석유화학은 2012년 12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케미칼 합병 및 CI 선포식’을 갖고 이날부터 새 사명을 전 사업장에서 쓰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서 “롯데케미칼이 이끄는 중화학공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이날 허수영 롯데케미칼(호남석유) 대표이사는 “롯데그룹에서 화학사업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20%에 달한다”고 하였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이 주력이다. 2011년 기준으로 롯데그룹 전체적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으로 각각 55조1930억 원, 3조340억 원을 기록했다. 호남석유는 매출 8조 4,635억원(15.3%)에 순이익 7,486억원(22.4%)이었다. 롯데그룹으로서는 호남석유가 매출에 비해서 순이익이 높은 효자 계열사이다.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은 2013년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해 정말 어렵고 힘든 한 해였다”면서 반면 “여수공장의 성공적 정기보수와 독자기술로 자체 플랜트 건설 및 라이센스 수출은 어려운 시기에 이룬 성과”로 높이 평가했다.

이렇게 껌 장사에 지나지 않았던 롯데그룹이 지난 1979년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해서 26년 동안 엄청난 이익을 거둬서 오늘날의 롯데그룹으로 만들었다. 결국 호남, 여수에서 돈을 벌어서 그룹을 키웠다. 여수의 희생으로 얻어진 결과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여수를 ‘특정 지역’이라고 무시를 하였다.


롯데그룹은 “‘호남석유화학’이라는 사명은 특정 지역을 연상케 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래 비전달성과 사업 확장을 위해서도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사명 변경을 추진하였다.”고 하였다. 그 특정 지역이라는 것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상처를 입은 호남과 여수시민들이다. 그들을 향해 위로는 못할망정 등에다 대고 확인 사살까지 하는 그룹의 지역에 대한 인식이 문제이다.

롯데그룹은 2003년 호남석유 공장의 대폭발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그 때 공장 인근 지역 시민들이 모두 대피하는 소동까지 있었다. 온통 하늘을 뒤덮은 검은 연기와 불빛은 여수와 여수시민을 먹통으로 만들었다. 그래도 회사 입장에서 복구를 위해 정성을 모았다. 이제 안정을 찾으니까 적반하장으로 여수를 ‘특정 지역’이라고 한다.

이것은 부모가 온갖 어려움 속에서 공부하여 출세를 한 아들이 어느 날 부자집 색시를 만나 결혼을 하였다. 결혼을 한 후 지금의 성씨가 ‘상놈’으로 보이니까 앞으로는 성씨를 바꾸겠다는 심사와 다를 바가 없다. 더 부모는 화가 난 것이 아들이 사전에 충분히 상의를 하고, 이해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합병이 되어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이 된 ‘케이피케미칼’은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그래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1년 수백억 원의 지방세를 납부하였다고 한다. 울산에서는 “이번 합병 때문에 세수 기여 업체를 고스란히 뺏기게 됐다.”는 지적을 한다. 그간 호남석유화학은 여수 유일의 공장이었는데도 본사가 여수에 있지 않아서 울산처럼 지방세 혜택도 보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해외 진출을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다면 여수가 무시를 해도 되는 특정 지역이 아니라 롯데그룹을 키워준 모태 도시라는 것을 보여주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시민들이 롯데케미칼이 여수의 기업 시민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GS칼텍스가 1천억원을 들여서 문화 예술 공원 ‘예울마루’를 지어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것과 같은 사회 공헌 사업을 해야 한다. 아니면 호남석유가 ‘케이피이 케미칼’을 합병하여 새로운 ‘롯데케미칼’을 만들었으므로 그 본사를 여수에 두어야 한다. 또, 여수를 연고지로 하는 야구와 농구, 배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 팀을 만들어서 여수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롯데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경쟁력으로 박람회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롯데그룹 순이익의 22%를 만들어내는 여수시민으로서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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