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도방송] 대한민국 제 18대 대통령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첫 여성 대통령이 취임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령스럽도록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국민과 세계인의 앞에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79년 청와대를 떠난 뒤 질곡과 영광의 길을 묵묵히 걸어 33년 만에 대통령으로 다시 돌아왔다.

호사가들은 한술 더 떠서 33년하고도 3개월 만에 청와대로 재 입성했다고 밝혀낸다. 여의도에서 취임식이 끝나고 광화문으로 이동한 대통령은 3개의 복주머니를 열어보았다. 대통령 임기 내내 경제부흥, 문화융성, 국민행복을 실천하겠다고 하니 국정의 세 가지 축이다.

그러고 보니 삼(三)자의 반복이 우연이 아닌 듯하다.

우리에게 삼이란 숫자는 민족의식의 기본과도 같다. 우리는 ‘삼신할미’의 점지로 태어나고 ‘삼척동자‘가 되어 ‘부모형제와 삼촌’들 사이에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살고.’ ‘세치 혀’ 에 놀아나기도 하며 죽으면 누구나 ‘석자’의 관에 묻힌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삼부요인’이며, 육군, 해군, 공군의 삼군이다. 진한, 변한, 마한의 삼한이 모여서 하나의 대한(大韓)이 되었다. ‘대한민국 만세’ 삼창이고, 가위(사람人) 바위(땅地) 보(하늘天)는 꼭 삼 세 판을 해야 한다.

가위 바위 보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을 의미한다. 삼(三)은 ‘새롭다’ ‘생생하다’ ‘쌩쌩하다’ ‘싱싱하다’ ‘씽씽 달린다.’ ‘쑥쑥 자란다.’ 등의 형용사이고 ‘생명’ ‘삶’이란 명사가 되기도 한다. ‘눈에 삼삼하다’ 함은 마치 ‘살아있는 듯이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가히 ‘삼의 민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왜 이다지도 ‘삼(三)’을 좋아할까?

우리에게 삼(三)은 생명을 의미하는 철학의 중요한 명제이기도 하다. 우주에 편만하신 영원히 홀로 존재하는 대 생명력인 하나(一)님은 천지인으로 분화하여 나타난다. 하나가 갈라져 셋이 되고, 셋이 다시 하나로 돌아가는 우주의 순환과정을 집일합삼, 회삼귀일( 執一合三, 會三歸一)이라고 한다.

‘하나가 곧 셋이요, 셋이 곧 하나’ 라는 명제는 한민족의 고유하고 수승한 사유패턴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립노선으로 채택한 조소앙(趙素昻, 1887~1958)의 삼균주의 또한 이 맥을 잇고 있다.

삼균주의 이념은 '균정권(정치 균등)', '균리권(경제 균등)', '균학권(교육 균등)'으로 국민을 홍익인간으로 육성하는 정부의 기틀을 만드는 탁견이 아닐 수 없다. 3월 1일은 1919년 기미년 삼일만세운동을 기념하는 국경일로 삼일절(三一節)의 상징은 유관순 열사이다.

몰론 유관순 열사만의 삼일만세운동은 아닐 지라도 조선의 어리고 가냘픈 한 여성의 생명의 불꽃으로 점화된 한민족의 세계문화운동이다.

당시의 인류의 3/4이 식민지의 노예상태로 살아가고 있었다. 삼일만세운동의 함성은 그 노예들에게 생명의 주체로서 인간의 정체성을 다시 찾게 해준 한민족 발 ‘지구희망가’였다.

그 밝고 강한 기운에 의하여 1919년 4월13일에는 상해임시정부가 세워졌고, 5월 4일부터 잠자던 중국인들을 깨워 쑨원(孫文)의 중국정부가 수립되는 기틀이 되었다.

이어 필리핀, 베트남에 이어 인도로 파급되었고 주춤하던 간디의 ‘무저항독립운동’도 다시 거세게 불이 붙었다.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의 이집트까지 거센 독립의 불길이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다. 그 자유 독립의 인간성 회복의 거룩한 중심의 불꽃이 바로 우리 한민족의 삼일철학정신이니 그 아니 삼삼(三三)한가?

삼일절의 상징인 유관순은 16세에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감옥에서도 만세운동을 쉬지 않다가, 사지가 잘려 돌아가시니 꽃다운 나이 열일곱 살로 민족의 영원한 여성이 되셨다. 우리 한민족의 시원에는 마고(麻姑, mago)가 계시어 인류의 최초의 어머니이시다.(부도지符都誌)

그리스 신화에도 땅의 여신인 ‘가이아(Gaia)’가 있다. 마고는 한자(漢字)가 나오기 이전의 생명의 말로 아이가 처음 토하는 말이 ‘마(ma)’로써 어머니이고, ‘고(go)’는 사랑을 뜻한다.

마고의 순전한 우리말 뜻은 ‘사랑이 충만하신 땅의 어머니’이다. 경북 안동시의 운안동에 가면 언제 세워졌는지 알 수 없는 마고동천(麻姑洞天)이라는 옛 비석이 있다. 동천이란 신선들이 노는 곳으로 작년 만 해도 어지러운 주변에 폐물처럼 숨겨져 있더니 올해에는 말끔하게 단장된 시민의 쉼터에 옮겨져 있었다.

뜻있는 안동시의 국학인들과 시의원이 우리의 전통과 얼을 밝게 선양한 것이었다. 이 사실은 지역의 흔한 일상사가 아니라 한민족의 얼과 정신이 바로 서기 시작하는 밝은 신호탄이 되어야만 한다.

이왕이면 그 비석 옆에 우리민족의 세계 최고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도 새워 박근혜대통령이 선포한대로 한민족의 문화융성 교육이 힘차게 발진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철학을 바르고 당당하게 가르칠 때 우리의 삶, 그 자체가 강력한 인류문화 컨텐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융성을 주창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새 대통령의 새 정부와 대한민국 국민들은 새 마음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각오로 세계 최고의 나라를 건설을 선택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미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삼(三)과 일(一)을 좋아하는 세계에서 머리가 제일 좋은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실현과 문화융성은 인간가치의 ‘모든 것의 모든 것’인 홍익인간의 이념 속에 깃들어 있음을 아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이것이 바로 민족과 인류 융성을 위한 한민족의 시대적 사명이자 역사적인 핵심이며 열쇠이다.

사)국학원 원장(대), 전국민족단체협의회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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