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노동탄압 암시글 남기고 극단적 선택해

[광양/남도방송] 양희성 기자 = KT 광양지사에 근무하는 50대 직원이 사측의 노동탄압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체로 발견돼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경 순천시 팔마체육관 주차장에서 KT광양지사에 근무하는 김모(53)씨가 차량 조수석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을 남기고 숨져 있었으며, 김씨가 숨진 차량 카니발 승용차에는 빈 소주병과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씨가 지난 10일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KT 노동조합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려워서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반대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으라 엄포 놓았다(검표하면 다 나온다)”,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 “15년간 사측(KT)으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한다”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에 19일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50대 KT 노동자의 자살을 명백한 사측에 의한 타살이며 조직적으로 노조를 파괴하고 조합원을 분열시키고자 노조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KT사의 헌법유린행위이다”고 지적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KT민영화 10년 동안 기존 고용인원의 절반에 달하는 3만명의 인원감축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수십명의 노동자들이 업무강도 강화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자살하거나 돌연사하는 일들이 발생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사가 주장하는 합리적 경영을 위한 구조조정의 결과는 회사를 함께 키워온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넘긴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KT측은 경찰조사에서 김씨가 부채문제로 고민해 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김씨의 사인은 개인적 차원이라는데 무게를 두고있으며, 노조의 임단협 찬반 투표에 개입하거나 강요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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