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순천경찰서] 경찰서 상황실로 발령 받은지 8개월이 다되었지만, 야간 근무는 언제나 긴장된다. 근무시간도 주간 근무보다 길뿐더러 신고도 많고 특히 강력사건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밤 11시쯤‘앞 차에 타고 있던 여자가 차문을 열고 살려달라고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고 여자가 타고 있던 차량을 수배하는 다급한 지방청 무전이 들렸다.

주변 경찰서 전 경찰관은 위 차량 번호를 숙지하고 차량을 발견하기 위해 주요 도로를 순찰하고, 차량 소유자와 이동경로를 파악해 나갔다.

그 사이 112 신고는 끊이지 않고 계속 접수되어 신고처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순찰차만 다른 신고 현장에 보냈다.

여자가 아무런 피해 없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바라며 위 차량을 추적할 추가 단서를 기다리는 시간은 무척이나 길고 초조했다.

이 사건은 2시간 뒤 차량이 마산으로 간 것이 확인되고 마산경찰서에서 차량 운전자를 발견하면서 동승자가 장난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다.

여자가 무사해 다행이다. 하지만 2시간 동안 동원된 수많은 경찰관들의 노력과 수고는 무위로 돌아갔다.

허위신고로 경찰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경찰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손해이다.

허위신고를 근절하기 위해 처벌 수준은 강화되었고, 경찰도 허위신고자를 엄히 처벌하며 다양한 홍보활동도 전개하고 있지만 ‘허위신고는 안 된다’는 확고한 국민들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큰 사고 없이 밤을 보내고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맞이하며 조금 피곤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퇴근을 한다.

순천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감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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