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차․정약용 등 인문 스토리와 함께 전통 정원의 역사적 의미 되새겨

[전남도/김규봉 기자] 전라남도는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남도 정원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25일 누정 주변 테마길 걷기 행사를 열어 전통정원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정원․건축‧차‧수목학‧경관 등 전라남도 전통정원자문단, 지역 주민, 임업단체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월출산 국립공원 입구에서 시작해 월출산 다원, 300여년 전 이곳을 방문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백운동정원, 떡차에 얽힌 이야기, 월출산 옥판봉의 아름다운 봉우리, 산다화 길을 전영자 전남문화관광해설사협회 부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걸었다.

안운마을 정원 진입부의 산다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살아서는 집짓기에 좋고 죽어서는 넋을 묻히기에 마땅한 곳’이라는 뜻의 ‘백운동’이 암각 글이 인상적이었다. 또 아름다운 작은 폭포 홍옥폭과 월출산 옥판봉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정선대, 용의 비닐 모양이라는 소나무 정유강, 유상곡수, 취미선방 등 12경을 감상하면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백운첩 이야기 해설이 겯들여져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천득염 전남대 교수가 ‘백운동 정원의 문화재적 가치’를, 백지성 전남대 교수가 ‘전통 정원으로서 가치’를, 김준선 순천대 교수가 ‘정원의 수목 한 그루 한 그루 마다의 의미’를, 조기정 목포대 교수가 ‘백운옥판차의 유래’를, 이승현 백운동 현 동주가 ‘11대에 걸쳐 보존해온 정원 이야기’를 각각 들려줘 정원에 대한 가치와 인문학적 재미를 더했다.

백운동 정원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1627~1712) 선생이 백운암이라는 암자터로 추정되는 터에 은거를 위한 별서정원을 조성하고 11대에 걸쳐 보존해 온전히 오늘에 이르고 있는 유서 깊은 정원이다.

1812년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제자들과 월출산을 등산하고 백운동 정원에서 하룻밤 머물렀는데 그 아름다움에 백운동 12경을 짓고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친필시를 합첩한 백운첩을 남겼다. 이를 토대로 강진군에서 정원을 복원 중이다.

다산 정약용선생의 차 만드는 방법에 대한 편지와 ‘동다기’가 발견된 곳이며, 이한영 선생(입산조 이담로 8대손)이 우리나라 최초 시판차 ‘백운옥판차’를 만들어 대중화에 기여한 차 문화의 산실이기도 하다.

우기종 전라남도 정무부지사는 “전남은 예로부터 전통 문화예술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낸 예향(藝鄕)으로, 이를 되살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남도문예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며 “그 선도사업으로 전통정원 활성화 사업을 하고 있는데, 백운동 정원을 포함한 호남의 3대 정원을 보전‧관리하고, 정원에 얽힌 인문스토리와 함께 정원을 감상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누구나 정원문화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전통정원 주변에 위치한 누정, 종가, 고택, 사찰 등을 인물, 시화 등 인문학적으로 스토리텔링 및 네트워크화하고, 도 브랜드 시책인 ‘숲 속의 전남’ 만들기 등과 연계해 체계적으로 경관을 가꿔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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