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권오봉 前 전라남도 경제부지사

지난 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화재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피해자와 가족분들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정확한 화재의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제발 인재가 아니기를 기원한다.

매번 화재소식을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몇 가지 개선해야 될 일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왜 그러는 것일까 고민해 본다.

첫 번째, 근본적으로는 안전시공이 요구된다. 대형화재사고의 원인 중에 하나는 발화 또는 화재에 취약한 건축자재의 시공이라는 것이다.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문제가 되었던 건물 외벽 마감재 드라이비트의 화재 취약성이 이번 제천화재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의정부 화재사고 이후 관련법이 강화되고 조정되었다고는 하나 그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은 적용대상에서 강제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화재에 취약한 마감재가 더 큰 화마를 야기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연결되고는 하는데 사망자의 대부분이 유독가스와 연기에 질식되어 생명을 잃는다고 한다. 방염건축자재의 사용을 강하게 법제화 해서 대형 참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화재발생 후 진압과정에서 많이 나타나는 문제는 바로 소방차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차량증가에 따른 주차문제로 인해 도로 양쪽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골든타임 내에 소방차가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공의 질서와 안녕에 부합되는 시민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세 번째, 소방시설의 철저한 안전점검에 있다. 건축허가에 소방시설 안전점검이 필수 항목이다. 하지만 허가이후 소방시설의 안전점검은 1년에 한 두 번이 고작이고 다분히 형식적이며 계도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후약방문격으로 우리는 사고발생 이후에 호들갑을 떤다. 이번 제천화재사고도 경보기는 울렸으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스템적으로 혹은 인력부족으로 수시점검이 정례화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중이용시설물에 대해서는 철저한 안전 점검이 요구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는 시민의 안전 불감증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단순고장으로 오인하거나 평소 훈련된 상황을 자주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 이기도 하다. 반복된 학습이 위기에서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구한다는 진리를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 여수에서도 정초에 교동수산시장의 화재의 아픔을 겪은바 있다. 100여곳의 점포가 전소되어 순식간에 많은 것을 잃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정상화되어 잘 운영되고 있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화재는 대형 참사로 언제든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예방이 최선임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여수소방서에 확인해본 결과 여수에도 굴절차와 고가사다리차가 각각 2대씩 배치되어 있고 2016년에 신형으로 교체되어서 노후 된 고층용 장비는 없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국가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여수소방서의 방재시스템과 활용 가능한 소방장비의 보유 적절성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사고를 교훈삼아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필자 학력 및 경력

여수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도시개발행정학 석사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2015년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 청장
2014년 이낙연 전남도지사 경제특별보좌관
2013년 전라남도 경제부지사
2012년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2010년 방위사업청 차장
2009년 기획재정부 재정정책국장
2007년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
26회 행정고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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