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 구성 ‘여수 예랑오케스트라’ 눈길
창단 8개월만에 연주회…남녀노소 누구나 개방

▲ 일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구성된 여수 예랑오케스트라(단장 김현석)가 지난 6일 오후 여수 청소년수련관에서 2018 정기 연주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7세 어린이부터 일흔의 백발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음악에 대한 불타는 열정 하나만으로 모인 일반인 오케스트라가 있다.

서투른 실력이다. 행여나 틀릴 새라 눈돌릴 틈 없이 악보에 집중하면서 음표 하나하나 짚어나가는데 온갖 신경이 쏠린다.

때론 음정 박자가 틀리고, 멈춰서기도 한다. 하지만 중도 하차는 없다.

동료의 실수를 기다려주고, 타인의 박자에 귀를 모으는 배려는 여느 프로 연주자 못지않은 열정이다.

이들이 열정과 순수함으로 만들어내는 음색은 결코 불협화음이 아닌 마치 오랜된 LP판을 튼 것 같은 따스한 화음. 잔잔한 메아리가 공연장을 멤돈다.

그렇게 우여곡절 속 첫 선을 보인 '초보들의 합창'은 그들만의 연주회가 아닌 관객의 응원과 격려 속에 하나된 무대로 꾸며져 감동을 선사했다.

일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구성된 여수 예랑오케스트라(단장 김현석)가 지난 6일 오후 여수 청소년수련관에서 2018 정기 연주회를 가졌다.

지난해 4월6월 소호동 예람교회(담임목사 하금석)에 문을 연 오케스트라는 창단 8개월 만에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약 30여명의 단원들이 바이올린과 첼로, 플롯, 클라리넷 4 종류의 악기를 통해 주옥같은 앙상블을 연주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OST ‘에델바이스’는 첼로의 선율로 묵직하고 은은한 연주를 선사했다.

비발디 사계의 ‘봄’은 클라리넷의 깊고 맑은 연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플롯 2중주는 아일랜드 민요 ‘대니 보이’를 청아한 음색으로, 바이올린 2중주의 ‘마법의 성’은 대중에게 익숙한 멜로디로 심금을 울렸다.

합주에서는 위풍당당 행진곡을 시작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 문리버 등 다양한 연주곡을 선보였으며, 앵콜곡으로 ‘10월의 어느 멋진날에’를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이날 정기연주회를 위해 단원들은 매주 2차례의 개인교습과 합주 훈련을 빼놓지 않고 지난 8개월간 소화했다.

정철원 지휘자는 “어려운 클래식 악기를 기초부터 배워서 단기간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악기를 배운다는 행복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단원들을 다독여왔다.

여수 예랑오케스트라는 뮤직홈음악연구소(대표 서동범)의 우리동네오케스트라 사업 일환으로 만들어진 시민 악단이다.

전국 500여 교회와 학교, 교도소 등지에 설립이 목표다.

누구나 1년 내 정기연주회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개인레슨은 물론 소극장, 교회에서 연주회를 통해 실전 경험을 키울 수 있다.

물론 악기대여와 교재구입에는 약간의 비용이 들지만 일정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내 것이 된다.

김현석 단장은 “단원들이 연주자로써 평생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사명감을 부여하고 있다”며 “‘1인1악기’를 통해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통한 문화 예술의 향유, 나아가 개인의 자존감과 삶의 행복을 높이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 여수 예랑오케스트라(단장 김현석)가 지난 6일 오후 여수 청소년수련관에서 2018 정기 연주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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