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경찰서장 총경 이을신

즐거운 신학기,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과 등굣길을 아름답게 수놓는 아이들의 웃음꽃을 보니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신학기는 학생들 간 서열이 형성되는 시기로 학교폭력 발생이 잦은 기간이다. 때문에 따뜻함과 설렘으로 가득해야 할 즐거운 신학기가 학교폭력으로 꽁꽁 얼어붙어 버릴까 걱정이 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난해 전국 초, 중, 고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진행되었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전남 지역은 0.7%를 기록하여, 전국 평균인 0.8%보다 0.1%낮아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불링 등 신종 학교폭력이 등장하고 가해자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경향이 있어 아직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또한, 언어폭력이 35.6%를 차지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유형으로 확인되었으며, 집단따돌림(15.7%)과 신체폭행(12.4%)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주요 피해 장소는 예상대로 학교 안(55.8%)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되어 경찰·교육당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생들끼리 서로 고운 말만 사용하고, 힘이 약한 친구는 모두가 배려해주는 것이다. 즉,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약육강식(弱肉强食),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세계와도 같은 사회에서, 더군다나 아직 정신적·신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깨우치고 성장해나가는 것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경찰에서도 3, 4월을 학기 초 학교폭력 집중 관리기간으로 지정하여 선제적 예방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무안경찰서 또한 이에 부응하여 “반갑다! 친구야! 등굣길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등 각종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인식전환을 유도해가고 있다.

아울러 학교전담경찰관의 역할이해, 117센터의 중요성 등 내실 있는 홍보를 통해 경·학 신고·상담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학교 폭력예방은 경찰·교육당국 간 긴밀한 협조와, 각종 시스템의 완비도 중요하지만,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시행하고, 교사·학부모·일반국민 등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했을 때 그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심리학 용어 중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효과가 뛰어난 약이라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복용하면 작용이 반감되거나 효과가 없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플라시보 효과(placeboeffect)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노시보 효과처럼 아무리 효율적인 정책을 시행해도 우리 스스로가 정책을 거부하고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학교폭력은 근절 될 수 없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학교전담경찰관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학교 곳곳에 잠재하는 폭력행위를 떨쳐내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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