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역량평가서 자율개선대학 탈락…정원감축 불가피
‘비상’ 2차 평가 대비 총동원…부실대학 퇴출 가능성도

▲ 순천대 캠퍼스 전경.

국립 순천대학교가 대학 구조조정의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있다.

순천대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전국 하위권 대학에 속한 것으로 나타나 83년 전통의 명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순천대는 교육부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 결과 1단계 예비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했다. 8월말 교육부의 2차 평가 발표에서 운명이 결정되나 정원감축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교육부의 대학역량 1차 평가 결과에 따르면 자율개선대학은 전체의 65%에 해당하는 207개교가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정부 재정지원을 종전대로 받게 된다.

반면 자율개선 탈락대학은 전체 36%에 해당하는 116개교로 2단계 평가를 받게 된다. 성적에 따라 역량강화, 재정지원제한Ⅰ, 재정지원제한Ⅱ의 3개 유형으로 분류된다.

모두 정원은 감축해야 하며, 재정지원제한 유형에 따라 학자금대출, 국가장학금 등에서 제재를 받게 된다. 재정지원이 제한되면 사실상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혀 ‘퇴출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호남권에서는 순천대를 포함해 조선대와 남부대, 세한대, 송원대, 한려대 등이 1차 예비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해 2단계 심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 교육부가 전국의 대학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절차.

순천대는 1차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차 평가에 대비해 TF팀을 구성하는 등 부실대학 탈피를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순천대의 이 같은 초라한 성적표는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망생들의 기피 현상도 우려된다.

국립대라는 안일함에 빠져 자구노력을 게을리 한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동부권 중심 대학으로 전통적으로 사범대와 농대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를 학교의 경쟁력으로 특성화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수년간 공들인 의대 유치에 실패했고, 광양캠퍼스 설립을 통해 공과대학 육성과 광양만권 산업단지와 연계한 산학 인프라를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었음에도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점도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더욱이 학교 내부에서도 수년전부터 위기 진단이 내려졌음에도, 적절한 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드러난다.

평가결과의 파장에 따라 박진성 총장을 포함한 지도부의 책임 및 사퇴압박과 함께 학과 통폐합 등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순천대가 2015년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등 신뢰가 있고, 동부권 유일의 국립대로써의 저력을 바탕으로 2차 평가에 충분히 대비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기획평가실을 주축으로 2단계 접수 마감인 7월 10일까지 최상의 혁신방안을 마련, 1단계에서 미진한 분야를 보충해 재평가를 받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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