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 광양보건대 이성웅 총장

“자구노력으로 정상화 이뤄 와신상담” 약속
“웰니스 산업 육성으로 학교 경쟁력 높이겠다”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 전남에선 유일하게 최하위 등급을 받은 광양보건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성웅 총장을 지난 6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의 후유증이 식지 않고 있다. 전남에선 유일하게 최하위 등급을 받은 광양보건대와 한려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3년 개교한 광양보건대는 설립자인 이홍하 전 이사장의 교비 횡령 등의 여파로 지난해 대학구조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으며, 올해부터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도 전면 제한됐다.

교육부의 이번 평가로 정원 30%를 감축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내심 회생을 기대했던 지역민들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학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지만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을 되살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위기에 놓인 광양보건대 이성웅 총장을 지난 6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편집자주>

1. 총장님 안녕하세요.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았는데요. 착잡한 심정이시겠어요. 소회를 밝혀 주십쇼.

네, 안녕하십니까? 광양보건대 총장 이성웅입니다.

대학기본역량 진단 결과 하위 등급을 받은 점에 대해 저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그동안 대학에 애정을 보내주신 시민들게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위태로운 현실이지만 심기일전해서 3년 후 좋은 평가를 받아 비리대학이라는 오명을 떨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 보건대 정상화는 지역사회 최대 화두였습니다. 내심 기사회생을 바랬던 지역민들에게는 적잖은 충격으로 안겼는데요. 그동안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요? 근본적인 문제점이 뭐라 보십니까?

3년 전 교육부 평가에서도 최하위 등급을 받았는데, 또 다시 이런 성적을 받아보니 후유증이 매우 크다.
설립자의 교비 유용액 403억원의 보전과 법인자금 전용 및 선암대 근무자들에 대한 급여 지출 부분의 환수 등 교육부가 감사에서 지적한 4가지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3. 김영록 지사와 정현복 시장 등 정치권에서도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학교 정상화를 약속했었고, 정 시장님께선 또, 의장님하고 교육부도 방문해서 적극 어필하기도 했는데요, 정치권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치권 노력의 부재가 아닌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학 현실의 단면으로 본다.
출산율 저하로 입학자원이 부족한데다 인구 감소에서 대학이 과잉 공급된 영향도 크다.
국내 대학의 85%를 차지하는 사립대학 상당수가 재정적 위기에 봉착한 상황인데. 이 때문에 교육부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4. 설립자인 이홍하 전 이사장과 구 재단을 상대로 350여억원 규모의 횡령금 환수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쉽지않은 문제지만 학교의 사활을 걸고 있다. 설립자의 횡령금 환수를 위해 재단 소유의 서남대와 신경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5. 구조조정으로 예상되는 부작용은?

입학자원 부족으로 폐과, 폐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10년 전 대학들이 경영 위기를 맞았는데. 우리나라도 전처를 밟고 있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일본은 사립대학들의 재정난을 지원하기 위해 회계 투명성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대학 살리기 정책을 폈다는 점에도 우리나라와 차별된다.
과원 교직원에 대한 명예퇴직 지원 등의 재정보조로 폐교없이 대학 구조조정을 성공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구조개혁 관련법이 없는 실정이다. 개벌법을 여기저기 짜깁기해서 시행하다보니 모순점이 많이 드러난다.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되어야 하고 정부차원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6. 구조조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3년 전 구조조정을 단행해 21과에서 14과로 축소했다. 그런데 과만 없어졌지 교수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현행법상 고용관계에 의한 법적보호를 받는데다 권고사직도 권할 수 없다.
특별법이 마련돼야 하고, 공적자금이 투자돼야 정리가 된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우리 대학은 이달 10일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 등 학생모집 성과에 따라 구조조정의 폭을 결정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서는 올해 입학생 692명 기준 30%를 감축해야 한다.

7. 2억원의 송달료를 모금하고 있는데, 앞으로 송사에 필요한 재원확보는 어떻게 할 것 인지?

소송 액수가 크다 보니 송달료가 자체가 비싸다. 학교재정에 부담이다. 법률구조공단의 협조를 받아보겠다.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 전남에선 유일하게 최하위 등급을 받은 광양보건대. 정문에 교직원들을 격려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8. 교육부가 올해 평가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봤나요?

학교 재정이 발목 잡았다.
학교 운영도 내실있고, 교육과정도 준수한 편이다. 서류평가와 현장 평가합산해 70점을 받았다. 학사부분과 지역사회 기여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재정 투명도에서 점수를 받지 못했다.

9. 역량평가 결과가 발표된 직후 교육부 결과에 항변했는데, 이를 예견하지 못했나요?

교육부가 요구한 선행과제가 현실적으로 대학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법인에서 수년에 걸쳐 가져간 수백억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는가?

10. 교육부의 정식 이의제기를 했습니까? 교육부의 입장은?

정식적으로 이의제기 했지만 기각됐다. 교육부에도 우리 학교의 실정을 더 잘안다.
대학구조개혁이 대학의 회생과 내실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일종의 살생부 성격으로 추진되다 보니

11. 총장님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선대와 순천대의 경우는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되면서 총장과 수뇌부가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혹시 사의가 있으신지?

구성원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인만 혼자 빠져나간다 할 수 없지 않겠는가. 도의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다.

12. 학생정원이 감축되면 학교 운영비도 크게 줄 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고통분담은?

우리학교는 전통적으로 호봉제를 적용해왔다. 본인이 취임 후 25%가량을 연봉제로 전환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방침이다.
연봉제는 성과에 따라 오를 수도 동결될 수도 있지만 우리대학은 수년동안 급여인상이 동결돼 왔다. 고통을 나누자는 취지다.

13. 교수나 임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지면 학생들의 수업의 질이 떨어질 우려도 큰데요.

급여를 적게 받는다 해서 수업에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교단에 선 교육자의 기본 자세 아니겠나.

14. 학생들의 취업률은?

취업률은 72%로 아주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가시험 합격률이 높은데 작년 임상병리과 학생 100%가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간호과와 물리치료과, 방사선과 등의 취업률도 쟁쟁하다.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15. 학교 주변에도 학교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지역상권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데?

대학가는 실물경제를 좌우하는 큰 요인이다.
우리 대학 주변 원룸이 149곳인데 현재 공실률이 63%다. 3분의 2가 비어있다. 학생 충원이 안 되다 보니 피해를 받고 있다.
요즘 학생들 용돈이 최저 70만원이다. 학생 1500명이 매달 10억 정도, 1년이면 600억 정도를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16. 도립대 전환이나 공영대학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까진 희망사항이다. 물론 도립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도립대도 운영이 어려운 것으로 안다.

17. 대학의 난국을 해쳐나갈 경쟁력 있는 사업들이 있다면?

‘웰니스 창업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15개 기업이 입주해있고, 45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청년 취창업을 지원하는 창구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IT분야에 강점인 기업들이 있는데 드론을 개발해 매달 수억원의 매출을 내는 기업도 있다.
창업센터 육성을 위해 전남도와 광양시와 협의하고 있고, 포스코에도 자료를 보내 검토단계에 있다.

18. 여러모로 어려운 현실입니다. 학교 정상화를 위한 총장님의 의지를 이 자리에서 밝혀 주십쇼.

지난 24년 동안 시민들께서 보건대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내 주셨다.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면목 없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고, 신뢰해 주신다면 꼭 회생해서 보답하겠다.
뼈를 깎는 각오로 대학 정상화에 임하겠다.
2019학년도 수시모집이 이달 10일부터 시작된다. 시민들의 소중한 자녀들을 책임지고 지도해 큰 사람으로 만들어 가겠다.

광양보건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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