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정신보건지출 선진국 1/6 수준 불과, 더욱 확대해야

[서울/남도방송] ‘임세원법’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의 필요성과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한 대책으로 경찰과의 핫라인 개설, 보건복지분야 폭력피해 현황에 대한 조사 및 의료현장을 위한 안전 가이드라인의 도입, 그리고 중증정신질환자의 철저한 관리 및 정신보건 분야 지출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 최도자 의원은 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사건 관련 현안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하여 사전대책 성격인 청원경찰 등 안전인력 기준의 명문화와 사후대책 성격인 형량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병원 내 발생하는 폭력으로부터 위해를 당하지 않도록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전담 인력의 배치 등의 내용을 담은 해당 법률은 작년 8월 최도자 의원이 대표발의 하였다. 지난 11월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원회에서 논의되었으나 단계적으로 접근을 하자는 복지부의 입장에 막혀 통과가 보류된 바 있다.
 
현재 일선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의견을 참조하여 의원급 의료기관을 위하여 경찰과의 핫라인 설치도 건의하였다. 현실적으로 원장과 간호사 1~2명만이 근무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대피문 설치와 안전인력 고용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하여 은행이나 24시간 편의점과 같이 비상벨을 설치, 벨을 누르는 경우 인근 경찰서나 지구대의 경찰들이 출동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그리고 보건복지분야의 폭력피해 현황에 대한 조사와 의료현장에서의 ‘안전 가이드라인’의 도입을 요청했다. 미국의 경우 노동통계국이 의료인에 대한 폭력 노출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보건 및 복지 서비스 종사자들이 입은 폭력피해가 전체 피해의 6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해 정확한 조사가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미국은 연방정부차원에서 의료계의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의료기관들이 예산이 있어도 추가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증정신질환자의 경우 환자의 동의 없이도 인적사항과 진단명 등을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해 꾸준하게 관리·치료받도록 하는 방안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2017년 국가 정신건강현황 3차 예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중증정신질환자의 정신보건시설 및 지역사회 재활기관 등록률은 약 30.0%인 62,938명에 불과하다. 이번 강북삼성병원 사건의 피의자도 보건복지부에 문의한 결과,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그리고 정신보건분야에 대한 지출 확대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WHO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민1인당 정신보건지출은 영국이 277.78달러, 미국272.80달러, 스위스 296.31달러, 일본 153.7달러임에 반해, 우리나라는 44.8달러였다. 이는 영국이나 미국의 1/6 수준, 일본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최도자 의원은 “지금 ‘임세원법’으로 거론되고 있는 내용의 상당수는 복지부가 지난 법안소위에서 만류했던 사항들”이라며, “강북삼성병원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의 여론이 크게 변하고 있으므로 복지부도 적극적인 입장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최의원은 “안전인력 배치가 어려운 의원급 의료시설의 경우에는 경찰과의 핫라인 설치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며 “이번 기회에 의료기관에 대한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도자 의원은 “중증정신질환자의 경우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많은 만큼 본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해 꾸준히 치료받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정신보건 예산의 확충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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