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오염물질 무단 방출, 전남도 뒷짐만...사태해결 의지있나
포스코 오염물질 무단 방출, 전남도 뒷짐만...사태해결 의지있나
  • 조승화 기자
  • 승인 2019.03.25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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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적법성 검토 의뢰 20여일 지나도록 묵묵부답..기관들 불통
'철강업계 생사 달린 민감 사안' 관계기관들 폭탄돌리기 비난 화살
실태조사 및 오염물질 분석 등도 어려워...현실적 대안 마련 시급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고로를 정비하고 재가동하는 정비과정에서 내부 증기와 압력을 ‘브리더’로 배출하고 있다. (사진=광양만녹색연합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고로를 정비하고 재가동하는 정비과정에서 내부 증기와 압력을 ‘브리더’로 배출하고 있다. (사진=광양만녹색연합 제공)

[광양/남도방송]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지난 수십년 간 유독 화학물질을 무단으로 대기에 배출했다는 의혹을 받아 지역사회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원인규명과 실태파악에 나서야 할 환경부와 전남도 등 관계기관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대기업 봐주기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가 제선공정의 핵심인 고로(용광로)를 정비하는 ‘휴풍’ 기간 중 고로 내부에 남아있는 잔재물에 대해 별도의 여과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기로 무단 배출해 온 정황이 적발되면서 전남도가 확인절차에 착수했다.

전남도는 환경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포스코에 대해 법적 행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20여일이 넘도록 환경부로부터 어떠한 수신도 없는 상태다.

관계기관의 소극적 태도와 방치 속에 포스코의 이번 사태 조사가 자칫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는 포스코가 정비작업을 명분으로 유독가스와 증기가 섞인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즉, 폭발이나 화재 등 어쩔 수 없이 가지배출관(브리더밸브)을 열어야 하는 비상상황시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 것인데, 고로 정비 작업은 그러한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실제, 대기환경보전법에 근거한 배출시설 및 방지시설에 관한 운영 기준에는 고로정비 기간 중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정상 배출공정에 따라 처리하거나 별도의 집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포스코가 다수의 특허권을 보유하고도 가지배출관에서 배출되는 유독물질을 여과할 수 없는 기술적인 난제, 정비작업 과정에서 폭발의 위험이 상존하는 점 등을 정상참작의 일부 사유로 받아들여 이 부분에 대한 적법성을 상급기관인 환경부에 지난 4일 의뢰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20여일이 넘도록 환경부는 전남도에 어떠한 회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환경부가 그간 전남도와 어떠한 협의과정도 없어 관계기관 간 소통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 역시 환경부의 법적 판단 없이 차선의 행정절차에 착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상급기관의 눈치만 살피는 모양새다.

정비 중 대기오염 물질 방출 논란은 비단 포스코 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다수의 철강회사들이 정비 작업 시 가지배출관을 통해 고로 내부의 증기와 가스, 잔류물질을 배출해왔다. 관례처럼 행해져왔고, 어느 누구도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여과기술 개발은 소홀했고, 지금까지도 대체기술을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법적 판단에 따라 철강업계의 생사 여부가 갈린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다보니 환경부와 전남도가 철강업계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전남도 동부지역본부 물환경과 관계자는 “포스코 환경물질 배출 논란에 대해 각 기관들이 공동으로 논의할 수 있는 대책회의를 주재해 줄 것을 환경부에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라며 “환경부가 유권해석에 대해 어떠한 방침과 기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남도방송이 환경부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환경부 대기관리과에 10여 차례 가까이 유선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담당자가 부재 중이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만일 이번 포스코 행위에 대해 대기관리법 위반으로 가려질 경우 조업중지 처분을 받게 되며, 고로 정비와 관련한 모든 공정이 중단된다. 2회 이상의 조업정지를 받게 되면 사업장 폐쇄까지 이어져 사실상 모든 생산활동이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위법 여부가 가려지지 않다보니 전남도가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상대로 한 실태조사나 오염물질 분석 등의 조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4일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과 합동으로 고로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또렷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고로와 브리더밸브에 유해성분을 검출할 수 있는 별도 측정구가 없는데다 가스와 증기 배출 시 주변 온도가 200도씨 이상의 고온이어서 측정작업 자체를 할 수 없다"며 "별도의 측정구를 뚫어서 마련토록 포스코에 요구한 상태다”고 말했다.

광양지역 기업인 김 모씨는 “중소기업들이 환경법 등을 위반하면 철두철미하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환경부가 특정 대기업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 관용을 베풀고, 경영사정까지 배려하는 것은 전형적인 대기업 봐주기가 아닌가 싶다"고 힐난했다.

한편 포항과 광양제철소는 연간 150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고로를 정비하기 위해 고로 내 일산화탄소와 분진, 흄, 방향족 탄화수소 등 코크스 오븐가스와 BFG(Blast furnace Gas) 부산물로 발생되는 화학유독물을 긴급 상황이라는 명분하에 상시적으로 배출한 것으로 환경단체는 파악하고 있다.

증기와 함께 배출된 분진과 유독물질이 인근 지역주민에게 낙진 피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의 생성을 가중하면서 2차 피해를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고로가스는 질소(49.9%), 일산화탄소(23.6%), 이산화탄소(22.1%), 수소(4.4%) 등의 성분을 함유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유독물질로 규정된 일산화탄소만 해도 23만ppm 농도가 1시간 가량 6900㎥ 대기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그동안 대기에 배출된 총량을 가늠할 수 없어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광양만녹색연합과 녹색연합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 앞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포항 및 광양제철소에서 고로를 정비하기 위해 연간 150회 이상에 걸쳐 분진과 유해물질을 증기와 함께 브리더로 배출했다”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환경오염과 주민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한 무책임한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출가스 성분을 정확히 공개하고 무단배출로 인한 낙진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이 주민과 노동자의 건강에 미친 영향 등을 조사해 달라"며 포스코에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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