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의원 입장문 통해 “참고인 회유 협박 사실 아니다” 주장
기자회견 질의응답 배제해 뒷말…여성단체 사퇴 촉구 거세

민 의원은 2일 오후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 모 복지시설 사무국장 재직 당시 벌어진 성폭력 피해사건과 연루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 의원은 2일 오후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 모 복지시설 사무국장 재직 당시 벌어진 성폭력 피해사건과 연루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수/남도방송] 민덕희 여수시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성폭력 회유 협박 의혹에 대해 뒤늦게 해명에 나섰지만, 기자회견장에서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질의응답을 배제하는 등 기본적인 형식과 절차를 갖추지 않아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2일 오후 여수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 성폭력 피해사건과 연루된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민 의원은 “2006년 모 시설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참고인들에게 의견을 제시한 사실은 있으나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 위해 참고인들을 회유, 협박한 사실이 없다”라며 “법원도 참고인들을 회유, 협박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또, “피해자가 가해자와 시설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청구 소송에서 피고와 법인이 참고인들에게 지시와 당부, 통제한 것은 인정됐지만 회유, 협박에 대해선 인정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목격한 증인이 없으며, 참고인들의 수사상 진술은 범죄 성립여부를 판단하는 직접적인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릇된 수사결과를 의도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적극 해명했지만, 취재를 위해 회견장에 모인 언론인들의 질의는 일절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나면서 뒤숭숭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질의응답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전날 서완석 의장과 논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인은 “본인 주장만 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을 거면 애당초 입장문만 배포하면 될 텐데 굳이 바쁜 기자들을 불러모아 놓고 제대로 형식을 갖추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한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언론인은 "민 의원의 입장문에는 13년 전 사건이 다시금 불거진 데는 정치적 복선이나 불순 세력 등이 존재할 수 있는데도 이러한 점들이 전혀 해명되지 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도 명시되지 않았다"며 "하나마나 한 기자회견이 됐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의 이 같은 해명에도 일부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여론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성폭력 사건 협박‧회유‧교사한 민덕희 의원 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앞서 지난달 27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덕희 의원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대책위는 지난달 3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수갑을 개편대회가 열린 여수시민회관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지난 1일에도 민주당 중앙당사를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민 의원이 지난 2006년 5월 모 시설 사무국장으로 재직 당시 시설 원장에 의한 신입 복지사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를 옹호하고 참고인들을 회유, 협박, 교사했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사건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원장은 형사소송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제기,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인정돼 2009년 2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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