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회 중립적 명칭 정해달라 요구...권오봉 시장 의회 재의 철회...시의회 반발 예상

[여수/남도방송] ‘위령이냐 추모냐’ 여순사건 희생자 지원 조례 명칭을 놓고 여수시와 시의회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기존 명칭들을 제외한 중립적 명칭으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의회는 여전히 위령 명칭을 고수하고 있어 또 다른 대립이 예상된다.

여순사건여수유족회는 입장문을 통해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지역 내에서 시민추진위원회 명칭에 대한 논란이 안타깝다"며 "특별법 제정에 힘을 보태야할 여수시와 의회가 엇갈린 목소리는 특별법제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순경 유족회장은 "오는 6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모든 시민, 단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제3의 용어로 조례를 개정한다는 전제하에 여수시는 조례안 수정을 위한 재의 요구를 철회하고, 의회도 임시회에서 중립적 명칭으로 조례안을 재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황 회장은 "유족회와 권오봉 여수시장, 서완석 여수시의회의장이 만나서 대화한 결과 '여수 순천 10·19사건 지역민희생자 지원사업 시민추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해 논란이 됐던 '위령' '추모'단어를 넣지 않는 제목이 좋겠다는 의견일치를 봤다"면서 "지역내 모든 단체와 시민이 공감하고 참여하는 중립적 명칭으로 추진위를 구성해 미래지향적 사업을 추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권오봉 시장도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순사건 여수유족회 제안대로 차기 임시회에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제3의 명칭으로 조례를 개정한다는 전제하에 시의회에 제출한 재의요구를 철회한다”며 “특별법 제정을 위해 시민이 하나되어 힘을 쏟아야 할 시기에 위원회 명칭으로 시와 의회 간 갈등으로 비춰지고 분열과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권 시장은 이어 “명칭으로 인한 지역 내 소모적 논쟁과 분열은 시민 모두에게 또 다른 상처이자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시민염원을 가로막는 걸림돌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여수시의회는 '여수시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지역민 희생자 위령 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의원 수정안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조례안을 만든 상임위원회는 '추모사업 시민추진위'로 올렸으나 주종섭 의원이 '위령 사업 시민추진위'로 명칭 변경해 표 대결로 주 의원의 수정안이 통과 됐다.

여수지역 기독교계는 지난 2일 '여수·순천 10·19사건 지원 조례 개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여순사건 조례안 수정안'의 재개정을 요구하는 등 반발했다.

이들은 "변경된 조례안 제목 중 죽은 사람의 혼령을 위로하는 '위령'이라는 용어는 기독교 신앙의 도리에 비춰 도저히 받아 드릴 수 없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독교계는 '위령'을 명시한 수정안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논란이 지속 되자 권오봉 여수장은 조례안의 재의 요구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서완석 의회는 의회 경시라고 강도를 높여 응수하면서 논란이 지속됐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