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태 부지사 이시우 광양제철소장에 우려 전달
전남도 마그네슘 클러스터 육성 프로젝트 '흔들'

[순천/남도방송] 포스코가 마그네슘 판재 사업에 대한 전면 철수를 검토중인 가운데 초경량 신소재 산업으로 마그네슘 산업을 적극 육성해 오던 전남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윤병태 부지사는 지난 25일 이시우 포스코 광양제철소장을 만나 포스코의 마그네슘 판재공장 임대, 매각 등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를 전달했다.

윤 부지사는 이 자리에서 “기업 여건이 어렵더라도,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전라남도와 함께 극복해가나자”며 “다른 신규 사업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지역 주민에게 희망을 주고 사랑받는 대기업이 돼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를 전했다.

전남도는 그동안 초경량 금속 신소재산업을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그네슘 상용화지원센터’ 구축과 ‘고망간강 상용화 실증기반 구축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도의 이 같은 마그네슘 클러스터 육성은 최근 철강산업의 글로벌 과잉설비 확대, 원료시장 불안정성 지속, 환경 규제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국내 수요산업 침체 등으로 철강재의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돌파구로 풀이된다.

도는 마그네슘 소재 상용화 기술 개발과 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마그네슘 상용화지원센터’ 사업을 구상, 2020년 국비 확보에 온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도는 마그네슘 소재는 아직 상용화 기술 성숙도가 미흡하고 시장 수요 확대에 어려움이 있지만 자동차, 항공, 철도, 전자, 건축 등 산업 전 분야에서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기능성 소재를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마그네슘 소재부품에 대한 세계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마그네슘 상용화지원센터’를 통해 미래 기술 발전에 따른 마그네슘 소재시장 확장에 대비하고, 다른 지역보다 앞서 핵심기술을 선점하겠다는 복안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의 순천 마그네슘 판재 공장에 대한 매각 검토는 이 같은 전남도의 마그네슘 클러스터 육성 프로젝트의 존립 자체를 흔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7년 순천 해룡산단 2만평 부지에 900억원을 투입, 마그네슘 판재공장을 건립해 운영해 왔다. 70여명이 근무하며, 연간 3000톤 규모의 마그네슘 판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2016년에는 마그네슘 생산가공 설비를 증설했다. 기존 노트북이나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소형 판재 생산에서 그치지 않고 자동차와 항공기 등 대형 판재 생산을 위해 투자를 더 늘렸다. 증설에만 123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공장 가동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점은 결국 이 사업이 존폐에 직면하게 된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선 매년 100~150억원에 이르는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나 항공기 등에 사용될 마그네슘 판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는 등 국내 마그네슘 합금 시장의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알루미늄 합금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마그네슘 합금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경량화가 필수인 전기차와 수소차 부품으로 마그네슘보단 알루미늄 합금을 선호하면서 찬밥 취급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가벼움과 단단한 물성에도 주조와 후처리가 취약한 데다 타 소재와 접합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생산단가 역시 알루미늄 합금 대비 3배, 순철보다 7배 비싸 가격경쟁 면에서 매우 불리하다.

더욱이 전 세계 마그네슘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원재료 공급을 독점하면서 높은 단가와 더불어 원재료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포스코가 마그네슘 사업을 철회하게 되면 해룡산단을 세계적인 마그네슘 클러스터로 만들려던 전남도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남도는 마그네슘 기술개발 지원 역할을 하는 연구센터는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태 전라남도 정무부지사는 “초경량 금속 신소재산업은 모든 산업과 연결된 기초 분야로서, 머지않아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전남이 이 분야를 선점, 금속 신소재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국비 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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