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나지 않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정전 사태, 환경오염 논란 파장 확산
끊나지 않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정전 사태, 환경오염 논란 파장 확산
  • 조승화 기자
  • 승인 2019.07.04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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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청, 제철소 대기오염물질 누출 위법 가능성 여부 조사 착수
노후된 변전호 사고 원인 지목...정전 사태 대비한 설비 점검 부실 논란
뒤늦은 사과문 도마..."형식적이고 상투적, 진정성 있는 사과해야" 여론
1일 오전 9시22분께 광양시 태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아 소방당국이 긴급 진화 중이다. 이날 화재원인은 제철소 제1코크스 공장에 발생한 정전으로 폭발을 방지하는 고로 안전장치인 브리더밸브가 열리면서 불꽃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1일 오전 9시22분께 광양시 태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아 소방당국이 긴급 진화 중이다. 이날 화재원인은 제철소 제1코크스 공장에 발생한 정전으로 폭발을 방지하는 고로 안전장치인 브리더밸브가 열리면서 불꽃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광양/남도방송] 지난 1일 터진 포스코 광양제철소 정전사태로 광양 도심지역에 불꽃과 검은연기가 수시간 동안 배출된 사태와 함께 안일한 대응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지역 안팎의 공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사고는 지난 1일 오전 9시11분께 광양제철소 내 1코크스 공장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불꽃과 함께 검은 연기가 수십분 간 치솟았다.

정전은 변전소 차단기 수리작업 중 발생했으며, 폭발 방지 안전장치인 브리더밸브가 작동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사고 원인인 변전소도 오전 9시44분께 복구됐다. 광양제철소 측도 지난 2일 고로 복구가 완료돼 정상 가동이 됐다고 발표했다.

환경부 산하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광양제철소 정전사고 이후 곧바로 대기 중 오염물질배출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직원을 현장에 파견해 사 측으로부터 사실관계 확인서 등을 받아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산강청은 당시 정전으로 코크스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내부 오염물질이 플레어스택(가스를 태워 독성 등을 없애 대기 중에 내보내는 장치)을 거치지 않고 압력을 빼주는 안전장치인 브리더밸브를 통해 내부 대기오염 물질이 여과 없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중이다.

대기환경보전법 상 플레어스택을 거치지 않고 유독물질을 배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영산강청은 이 부분에 대한 위법소지가 크다고 보고 사고원인과 누출 오염물질의 성분과 양 등을 정확하게 조사하고 있다.

영산강청은 사측으로부터 사고원인과 가스 발생량 등 보고서를 받는 데로 환경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포스코는 제철소 내부 변전소 차단기 수리작업 중 정전이 발생했고, 화재나 폭발을 예방하기 위해 코크스로에서 발생되는 가스를 태워 외부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 굴뚝 안에 있는 비상밸브는 폭발방지를 위해 자동으로 개방된 것이며, 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로 브리더와 유사한 비상조치로 폭발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복구 작업을 완료한 지난 3일에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지역사회를 필두로 한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정전으로 발생 직후 코크스 공장 안전밸브에서 많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발생, 지역민들게 불안감을 드리고 이로 인해 생활에 많은 불편을 드린데 대해 송구하다”며 “재발되지 않도록 정전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관계 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개선방안을 철처히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스코의 이 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여론은 따갑기만 하다.

광양만녹색연합 등 13개 시민단체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무책임한 시설 관리 운영과 환경오염을 방조했다”며 최정우 회장의 사과와 회사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이 저감조치 없이 1시간 가량 방출됐고, 폭발음이 들리고 검은 연기가 쏟아지는데 대피명령이나 정확한 사고정보 등이 주민들에게 제공되지 않았다”며 무책임한 사고 대응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수십년간 원가절감을 외치며 경제적 이익에만 몰두해 환경설비 투자를 게을리한 결과가 낳은 인재다. 정부와 지자체가 서둘러 대기에 방출된 오염물질의 정확한 성분조사와 주민, 노동자 피해에 대해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윤소하 국회의원, 녹색연합 등도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 처벌과 강도 높은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고로공장 5개소의 블리더가 열리고 연이어 제강공장 위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이 저감조치 없이 한 시간가량 방출됐다"며 "제1코크스에 전기 공급이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을 경우 내부 열이 상승해 임계점에 다다르면 압력 상승관이 열릴 수 있다하더라도, 고로의 송풍이 다운되고 제강의 집진장치가 정지되는 것은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코스 공장의 1000개 이상의 연료주입구가 개방돼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배출됐다. 플레어 스택, 연료주입구, 고로설비등을 통해 인체 위해도가 높은 가스상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높다"며 "어떤 물질이 어디로 얼마나 배출됐는지, 공장의 환경 안전설비는 충분한건지 철저한 조사와 대책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민들은 포스코가 용광로 가동 이후부터 수 십년 간 정비작업을 구실로 별도의 여과장치를 거치지 않고 브리더를 통해 오염물질을 상시적으로 배출해오다 최근 환경부와 전남도로부터 위법 판단이 내려진 사태과 이번 사고 역시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광양제철소 내 5기의 고로가 동시에 멈춘 것은 지난 1987년 5월 가동 이후 처음 있는 초유 사태로 전문가들은 제철소 내 변전시설 노후화를 사고 원인으로 꼽고 있다.

물론, LNG를 연료로 한 자체 발전소를 통해 정전 시 90%의 전력을 공급할 수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이날 정전사고는 노후된 변전소가 먹통이 되면서 대부분의 설비가 멈춰섰다.

이 때문에 평소 정전 사태를 대비한 설비 점검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그 동안 비상밸브를 통한 오염물질 배출이 큰 논란이 됐던 만큼 비상밸브의 별도 저감시설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함께 빗발치고 있다.

결국 이번 정전사고와 대기오염물질 사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스코의 공식 사과 역시 자신들의 복구작업이 다 끝난뒤에야 이뤄진 위기모면식 해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마저도 사과문을 일부 언론들에만 배포했을 뿐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등의 조치에는 소극적이어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실제 지역사회에선 포스코의 이번 대응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차갑기만 하다.

시민 A씨는 “그야말로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사과문이고, 이번 사고에 대해 무엇 하나 책임 지겠다는 말은 일언반구도 없다”며 ”대다수 언론들이 온통 제철소의 복구 진행 상황이나 피해 규모, 사고 수습에만 혈안이 돼 경쟁적으로 보도했을 뿐 지역민의 피해 상황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다“며 “마치 포스코의 홍보대행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고 혀를 찼다.

시민 B씨는 “지난 수십년 간 지역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해 온 것은 맞지만 그 이면에는 환경오염이라든지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지역민들은 제철소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환경오염을 용납하는 분위기와 건강권마저 포기한채 신음하면서 언제까지 살아가야 하는지 암담하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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