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분양사에 막대한 부 줬고, 시는 실익 없어” 지적
민사소송 패소..."여수시 안일한 대응 탓...철두철미 대비해야"

하늘에서 내려다 본 여수 웅천택지지구 전경.
하늘에서 내려다 본 여수 웅천택지지구 전경.

[여수/남도방송] 여수시가 지역을 대표하는 부촌으로 떠오른 웅천택지지구를 과거 공영방식으로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면서 분양사에 막대한 부를 안겨줬으나 정작 시는 실익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웅천택지개발 특혜 의혹을 규명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고, 시의회 웅천택지개발사업실태파악특별위원회(이하 웅천특위)가 가동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주장의 제기되면서 초미 관심이 집중된다.

송하진 여수시의원(무소속, 미평·여서·문수)은 지난 18일 열린 제194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웅천택지지구의 정산에 따른 손익을 분석, 최근 민사소송 패소에 따른 책임추궁과 각종 난맥상을 지적했다.

송 의원은 여수시가 웅천택지 선수분양자인 여수복합신도시개발과의 정산 문제에 대한 1심 소송 결과 패소에 대해 맹렬하게 질타한 뒤 원인과 향후 대책방안을 추궁했다.

송 의원은 여수복합신도시개발의 재무제표 공시와 분양 등기부 등본 매매 근거, 여수시 산출 자료 등을 근거로 웅천택지개발 분양가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여수복합신도시개발이 선수분양한 2~3단계 매매부지 가격은 4925억원으로, 미분양 예상 가격은 698억원으로 추산했다.

2~3단계 총 51만7000㎡ 부지의 분양이 완료되면 매매가는 5624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4025억원을 여수시에 정산대금으로 납부하면 1598억원의 차익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수복합신도시개발 측에 돌아가는 이익금을 말한다.

여기에 여수시와의 1심 승소로 인해 얻게될 반환금 380억원을 더하면 총 1978억원 순수익을 낼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송 의원은 “시가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한 사업이 어떻게 민간기업에 1000억이 넘는 막대한 부를 손에 쥐어줬는데도 여수시는 이익금은 사실상 마이너스”라며 “도대체 누굴 위한 택지개발인가”라고 반문했다.

더욱이 중도금 납무 능력조차 없었던 여수복합신도시개발에 시가 보증까지 서줬고, 선수분양외에 전매권까지 부여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반해 여수시가 얻게 될 이익은 1㎡당 조성원가 65만7400원의  8%의 이윤을 반영해 전체부지 면접 59만7955㎡을 계약했을 때 291억원의 이익을 가져오는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변수가 있다. 여수복합신도시개발과의 민사소송에서 1심 패소로 인해 380억원의 반환금과 여기에 20억원 이상의 이자 및 재판비용이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시는 108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 큰 문제는 여수복합신도시개발 이익금 대부분도 금융권 이자로 충당돼야 한다는 점이다. 여수복합신도시개발 결산보고에 따르면 1284억원의 금융 차입 이자 금액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여수복합신도시개발의 신용도 때문에 1~2금융권이 아닌 3~4금융권에 자금 대출이 이뤄졌고, 고리의 이자를 바치게 됐다”며 “쉽게 말해 여수시가 민간업체에 웅천택지 개발을 맡겼고, 돈 한 푼 못벌고 오히려 빚만 졌다. 분양사 이익금 대부분도 무리한 금융대출로 인해 이자로 갖다 바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실제 여수복합신도시개발에 대한 기업감사 보고서에는 이자 비용 외 인건비, 운영비 등의 누적 손실로 기업의 존속 가능성이 의문시 된다고 적시돼 여수시가 선수분양사로 맺은 계약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뒤늦게 제기되고 있다.

송 의원은 “여수시가 소호동 소제지구 개발에 웅천지구 2~3단계 개발로 얻은 3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다는 복안에 대해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정 감정평가 적용 외면, 조성원가 8% 적용"…근거는 무엇?

송 의원은 웅천택지 2~3단계 개발 과정에서 7차례의 사업계약 변경이 이뤄진데 대해서 불평등한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여수시가 조성원가의 8% 이윤을 더해 원가를 산정한 방식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이 웅천택지 감사 결과에서 부지가 산정 방식에 대해 종전의 감정평가 방식을 적용할 것을 권유했음에도 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자신들의 방식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여수시가 그간 이윤 8% 적용방식에 대해 그 어떤 사유조차 밝히지 않았고, 계약과정이 수차례 변경된 사유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이는 웅천택지 특혜의 핵심”이라고 지목했다.

“분양사에 전매권까지 부여 명백한 위법”...여수시 “정당 절차”

이와 함께 여수시가 웅천택지 2~3단계를 개발하면서 선수분양자인 웅천복합신도시에 땅을 전매한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는 관련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관한 적용을 받는 웅천택지의 경우 산업단지의 개발사업을 위해 용지를 조성한 것으로 전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시된 구절을 인용했다.

특히, 여수복합신도시개발이 선수분양 외에 토지전매권한에 대해선 여수시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에도 시가 전매권을 부여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여수시는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에 따라 전매가 승인됐다며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향후 법적 논쟁도 예상된다.

지난 18일 열린 여수시의회 제194회 임시회에서 송하진 의원이 웅천택지지구 정산문제에 대해 권오봉 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여수시의회 제194회 임시회에서 송하진 의원이 웅천택지지구 정산문제에 대해 권오봉 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실시하고 있다.

민사소송 패소 책임 공방 "여수시의 안일한 태도 탓"

여수시가 여수복합신도시개발과 쟁송 중인 민사소송 3건과 관련하여 2건을 패소함에 따라 반환금 270억원 및 이자 등에 대한 지급명령이 내려진 사실에 대해서도 "여수시가 안일하게 대응한 탓"이라고 질타했다.

송 의원은 “원고인 여수복합신도시개발가 선수분양 물건이 아닌 1단계까지 포함해 조성원가를 낮추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고, 여수시는 패소로 인한 불이익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민사사건을 놓고, 여수복합신도시개발은 대형로펌을 동원하고 있는데, 시는 고문 변호사로 어떻게 대응하려는지 안이함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 또 다시 패소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두철미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오봉 여수시장은 “이윤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닌 지역 개발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며 “2008년 세계금융 위기 당시 금융조달이 여의치 않았고, 사업 중단 위기도 있었으나, 사업중단이나 지체 보단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낫겠다고 당시 시가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여수 웅천택지지구 주민들이 초고층 건물 추진에 반발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여수 웅천택지지구 주민들이 초고층 건물 추진에 반발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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