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지 매각에 주민 반발 “발파 피해 불 보듯 한데 대책 없어”
29층 아파트 및 연립주택 추진…시 “주민협의 없이 굴착 불가”

[여수/남도방송] 여수 신기동 우미타운 아파트 뒤 비탈면에 고층아파트와 연립주택 단지의 건립이 추진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시는 시유지인 신기동 공동주택 건립 부지 2필지(5530.2㎡)를 민간에 매각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지난달 25일 열린 제194회 시의회 임시회에 안건을 부의해 통과 시켰다.

이 안건은 지난달 의회에 상정됐다가 주민 민원 등의 이유로 상임위에서 한 차례 보류됐고, 지난달 열린 임시회에서 역시 해당 상임위가 부결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고희권 의원 등 10여명이 발의해 지난달 25일 열린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해당 부지는 시가 1984년 조성된 택지개발지구 잔여지로 경사가 급하고 붕괴위험에 따라 보존보다는 공동주택부지로 개발해 환경개선과 붕괴 위험을 해소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판단으로 민간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반 아래 거대 암반이 자리해 택지개발을 위해선 발파가 불가피함에 따라 이로 인한 소음과 진동, 분진 등 주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해당 상임위가 보완을 요구하면서 그동안 결정을 유보해왔다.

우미아파트 주민들은 일부 뒷 동의 경우 사업대상지와 간격이 7미터 밖에 되지 않는데 피해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해당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주민 민원 등에 대한 해소방안이 명백히 제시되지 않아 상임위원회에서 보류됐는데 유보된 안건에 대한 보완도 없어 몇몇 의원들이 발의해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킨 것은 ‘날치기’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우미아파트 주민 10여명은 지난달 25일 여수시의회를 찾아가 서완석 의장과 상임위 의원들에게 발파 작업로 야기될 피해를 호소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

김신남 우피아파트 자치회장은 “시공사가 지난달 30일 하겠다던 주민설명회를 임시회 마지막 본희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24일로 급작스럽게 변경하면서 주민들이 14명 밖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결국 시와 의회가 짜고 허가를 내주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질타했다.

김 회장은 “발파 대상지의 지반에 대해 최소 100곳 이상 측정돼야 함에도 겨우 11곳만 측정됐다”며 “발파 시 굉음과 분진, 진동 등 주민들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발파가 아닌 유압방식으로 암반을 파쇄하는 공법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각 세대의 동의를 얻어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여수시와 시의회, 시공사 측에 구체적인 피해 방지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해당 시유지는 D개발이 매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시유지 5500㎡를 포함 3만4445㎡를 개발해 최고층수 29층 아파트 5동과 연립주택 5동 등 모두 364세대를 건립하는 사업계획서를 지난해 연말 여수시에 제출했다.

시는 조만간 사업계획을 승인한 뒤 감정평가를 토대로 수의계약을 통해 시유지를 매각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설명회 당시 우미아파트 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한 바 있어 시공사 측과 의견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며 “무진동 발파 등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공법으로 변경토록 유도하고, 주민협의가 우선돼야 굴착을 할 수 있도록 승인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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