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막이 오르면, 한국 1971년 겨울. 청회색의 음울한 하늘을 배경으로 삐에따의 예수상이 실루엣으로 보인다. 무대 중앙에 작은 탁자. 탁자 위엔 검은 표지의 거대한 성서. (…) 기타 소리와 함께 노래가 들린다.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가난의 거리/ 어디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고향도 없다네/ 지쳐 몸 눕힐 무덤도 없이/ 겨울 한복판/ 버림받았네/ 버림받았네/ 아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 거절당한 손길들/ 얼어붙은 저 캄캄한 곤욕의 거리/ 어디 있을까/ 천국은 어디/ 죽음 저편에/ 사철 푸른 나무숲/ 거기 있을까/ (…) 어디 계실까/ 주님은 어디/ (…) 오, 주여 이제는 여기/ 우리와 함께, 주여 우리와 함께 하소서.”

글쓴이 / 정지창
· 영남대학교 독문과 교수
· 전 민예총대구지회장
· 저서: <서사극 마당극 민족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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