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학생 300여명 “중학교 근거리 배정 원칙 지켜달라” 피켓시위
올해 46명 타권역 학교 배정 불가피…교육당국, 각계각층 의견 수렴키로

순천 왕운초 학부모, 학생 등 300여명이 4일 오전 8시30분 ‘중학교 근거리 배정 원칙을 지켜달라’며 순천교육지원청에 앞에서 ‘피켓시위’를 가졌다.
순천 왕운초 학부모, 학생 등 300여명이 4일 오전 8시30분 ‘중학교 근거리 배정 원칙을 지켜달라’며 순천교육지원청에 앞에서 ‘피켓시위’를 가졌다.

[순천/남도방송] 순천교육지원청이 순천 왕운초 학생들의 중학교 배정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이 학교 학부모, 학생 등 300여명은 4일 오전 8시30분 "중학교 근거리 배정 원칙을 지켜달라"며 순천교육지원청에 앞에서 ‘피켓시위’를 가졌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난달 말부터 5일간 교육지원청 앞에서 ‘교육장님, 걸어서 학교 가고 싶어요’ 등의 요구사항을 담은 피켓을 들고 릴레이 시위를 벌여왔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왕운초등학교의 경우 올해 졸업생 160명 가운데 46명이 인접한 왕운중학교의 정원 초과로 타권역 중학교로 배정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도 18명의 학생이 원거리 중학교를 배정 받았다.

그나마 가까운 동선여중, 왕의중, 이수중 역시 도보가 아닌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이에 따른 통학부담과 피로감이 학업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학부모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지척 거리에 학교를 두고 먼 곳까지 아이를 보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해마다 30~40명의 인원이 타권역 학교로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실정인데도 교육지원청에서는 학급증설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교가 중학교 배정 희망 원서를 접수받으면서 특정 학생들을 배제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학교 원서 접수는 1지망에서 14지망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지원자가 초과할 경우 교육청에서 추첨을 통해 인근 학교에 학생들을 배정토록 되어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대다수 아이들이 1, 2지망에 왕운중을 써냈는데 학교 측에서 다시 써오라며 돌려보내거나 다른 학교를 써내도록 유도했다”면서 “추첨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아침 학생들의 피켓시위에 참여한 남정옥 의원은 “해마다 같은 사태를 겪으면서 진통이 반복되고 있고 교육행정에 불신마저 보이고 있다”며 “‘소외받은 아이들이 한명도 없게 하겠다’면서 이처럼 대책 마련을 게을리한다면 어느 학부모가 전남교육을 신뢰 하겠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순천교육지원청에서 TF팀과 초등학부모연대, 교육청 관계자 등 3자가 대면한 '교육참여위원회'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중학교 배정 범위를 순천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권역조정을 통해 희망 순이나 추첨을 통하여 배정하는 방안, 권역 내에서 각 순위 별 비율조정을 통한 배정 방안 등 3가지 안이 논의됐다.

오하근 도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오후 열린 교육참여위원회에서 각 안건에 대해 교육계와 학부모 등 각계각층의 여론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도출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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