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방송] 90년대 이래 우리나라에서 시민지향적 시민단체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한 힘의 바탕은 무엇이었을까? 외형적이나마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이 모여 낙천 낙선운동을 벌일 때도 그 단체들이 나름대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위법성 논란마저 억누르고 일정한 효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그런 성격은 이제 옛이야기일 뿐이다. 2000년대에 들어 시민단체는 급격하게 정치화했다. 시민운동 자체가 정치권에 진입하기 위한 발판이 되었다.

거물급은 정치권으로, 중견은 수많은 관변단체로 진출했다. 2000년대 초중반에 진보주의 시민단체 출신들이 그렇게 '출세'를 했다면 후반기 이후에는 보수주의 시민운동가들이 온몸으로 진보주의자들과 맞서며 정계나 관변에서 그야말로 군웅할거하고 있다.

어떤 부류는 마치 자유당 시절의 백골단이나 땃벌떼를 연상하게도 한다. 그렇고 그런 과정을 거쳐 시민운동은 무서운 속도로 쇠락하고 있다. 정파성을 초극한 새로운 시민운동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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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민환
·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
· 전남대 교수 (1981-1992)
· 한국언론학회 회장 역임
· 저서 : <개화기 민족지의 사회사상>
<일제하 문화적 민족주의(역)>
<미군정기 신문의 사회사상>
<한국언론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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