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수협 직원 고객 돈 수억 횡령…잊을만하면 터지는 금융사고, 조합원 노심초사
여수수협 직원 고객 돈 수억 횡령…잊을만하면 터지는 금융사고, 조합원 노심초사
  • 조승화 기자
  • 승인 2019.12.18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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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직원 5억4000여만원 횡령 징역 4년 선고…4500만원 환수 그쳐
2003년 8억 횡령 사건 이후 최대 금융 참사…그치지 않는 범죄 도미노
직원 정신교육 등 구시대적 감시통제로 계획·지능범죄 대응 역부족

[여수/남도방송] 위판고 전국 1위의 여수수협(조합장 김상문)에서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해 조합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협 내부에서 최근 수년간 각종 비리가 잇따르면서 막대한 재정손실을 끼치고 있지만 경영 일선에선 이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장치 마련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수협중앙회가 공개한 전국 단위수협에 대한 제재 조치 내역에 따르면 지난 5월 여수수협 4급 직원 A씨가 고객 예탁금 계좌 등에서 53차례에 걸쳐 5억4184만원을 무단으로 인출한 사건을 적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3차례에 걸쳐 3개의 고객 예탁금 계좌에서 4억550만원과 대출 수수료 1억3633만원을 무단으로 인출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횡령한 자금을 지인이 운영하는 모 스탁론(주식 관련 대출업) 관리계좌로 지난해 10월15일부터 11월5일까지 7회에 걸쳐 2398만원을 이체하는 등 사적으로 금원을 유용한 혐의이다.

여수수협은 직원 A씨를 면직처리하고 수사당국에 고발, 재판에 기소돼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았다. A씨는 1심 결과에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태껏 여수수협이 A씨로부터 환수한 횡령금액은 45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여수수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 지난 2003년 여수수협 여천지점 직원 모 씨는 1998년 2월부터 고객이 입금한 돈을 빼돌리고 다른 고객의 예금으로 돌려막는 방법으로 약 8억3000만원을 횡령했다. 빼돌린 돈으로는 애인 카드빚을 갚아주고 사업자금을 대준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9월에는 조합장과 일부 임직원이 수시로 골프장을 이용해 조합비 2300만원 가량을 사적용도로 사용했고, 출장비 수령 후 법인카드를 이용해 1090만원 어치의 항공권을 구입했다.

앞서 2001년 2월부터 2002년 3월까지 조합장에게 ‘어정활동비’ 명목으로 매달 150만원씩 2100만원을 부당하게 지출했으며, 임직원들이 조합업무추진비 1억3400만원을 유흥주점 등 부적절한 거래처에 지급해 온 사실이 적발됐고, 정치관여 금지 조항에도 정치자금 250만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또, 일부 직원은 운송업체와 짜고 12억2200만원 상당의 면세유를 부정유출하기도 했다.

2010년 3월에는 여수수협 직원 이 모씨 등 6명이 개입된 부당거래 행위가 적발됐다.

이들은 중도매인 김 모 씨에게 2008년부터 2년 동안 200여 차례에 걸쳐 122억원 어치의 수산물을 경락받게 해주는 등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 중도매인 44명에게 681억9000만원 어치의 수산물을 경락받게 해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로 해경에 적발되기도 했다.

△ 허술한 예금 관리가 부른 人災…재발 개연성 농후

이처럼 여수수협 내부 비리가 만연한 이유는 허술한 예금 관리시스템과 땜질식 대응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비리행위가 적발되더라도 개인일탈로 치부되거나 연대책임을 물을 뿐 기관 경고나 사과 등의 강력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갈수록 지능화되는 계획범죄를 직원 정신교육이나 상급기관의 수시감사 등의 구태적인 통제방법으로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유사 사례가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사고를 조합원이 알 수 있게 하는 공지시스템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조합원이 수협에 믿고 돈을 맡기면서도 정작 내부에서 발생한 비리사건에 대해서는 ‘깜깜’이다.

범죄 사실을 조합원이나 외부에 알리기마저 꺼리면서 경영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여수수협 이사 B씨는 “(횡령액을) 다 수협 돈으로 다 처리한 것으로 안다. 수협이 (관리를) 잘못해서 생긴 일이고 수협이 책임진 사건”이라며 말을 아꼈다.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조합원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수수협 조합원 정 모 씨는 “(횡령사건을) 남한테 전해 듣고서 알았다”며 “피같이 모은 돈을 조합에 믿고 맡기는데 예금관리가 이 정도로 허술하게 이뤄지는 줄 몰랐다. 차라리 시중은행에 예금하는 것이 안전성 측면에서 나을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여수수협 관계자는 “고객 통장과 도장 등을 임의로 보관하지 않았는지 등 불시점검과 수시감사를 하고 있지만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개인 범죄는 적발이 어려운 면이 있다”며 “이미 사법 조치했고, 총회에도 보고했으므로 문제 될 것은 없다. 다른 시중은행도 금융사고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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