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운전 중 게임, 인터넷으로 승객 안전 위협"...노동자 "노조 탄압 목적 부당행위"

순천교통 시내버스 해고 근로자가 1개월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순천교통 시내버스 해고 근로자가 1개월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순천/남도방송] 순천지역 시내버스 회사인 순천교통에서 근무하다 해고를 당한 버스운전원이 사 측을 상대로 부당해고라며 항의하고 있다.

순천교통과 노조에 따르면 이 회사 운전원으로 일하던 최 모씨는 지난해 11월27일 사측으로부터 해고통지를 받은 뒤 1개월 넘도록 가곡동 본사 앞 인도에서 천막을 쳐놓고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순천교통은 최 씨의 해고사유에 대해 운전 도중 휴대폰으로 인터넷이나 게임을 했고, SNS 문자를 보내는 등의 행위로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순천교통 관계자는 “최 씨가 운전원이 해서는 안될 행위를 위반했고, 서면경고와 정직 등 처분에도 반성이 없었다"며 "승객 안전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위협 행위라 판단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씨는 사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최 씨는 “신호대기 중에만 잠깐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정도였다"며 "제가 운전하는 71번은 비좁은 골목을 운행해서 행인과 차량이 도처에 많은데 운전 도중 휴대폰으로 인터넷과 게임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 씨는 또 “인사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해고 결정을 내렸다"며 "본인이 근무를 태만하게 한 모습이 녹화된 영상을 보여달라 했으나 사측이 거부했고, 소명기회 조차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버스 내부 CCTV는 원칙적으로 교통사고나 범죄행위 등에 증거로만 사용하는 목적인데도 운전원들을 감시하기 위한 사찰용도로 사용돼왔다”고 주장했다.

사 측은 최 씨의 주장에 대해 “운전 중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하는 모습이 승객들에게 목격돼 민원까지 접수됐다"며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니 하지 말라는 수 차례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반성 기미도 없었다”고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최 씨는 “회사 측이 다수 운전원들이 정차 중 휴대폰을 하는 것에 대해선 별말이 없는데 유독 본인에게 가혹한 징계를 내렸다”며 "얼마 전 민주노조를 설립한데 대한 보복인사"라고 항변했다. 

순천교통의 경우 현재 복수노조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시내버스운송노조에 260명이 소속돼 있고, 2018년 창립된 전국운수산업민주버스노조에 14명이 소속됐다.

민주버스노조는 사측에 연장 근로수당 미지급을 문제삼고, 탄력근무제 운영과 관련해서도 대립관계에 있다.

민주버스노조는 순천교통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순천교통을 광주지방노동청 여수시청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감독부서인 순천시 교통과는 양 측의 주장이 상반된데다 재판 중인 사안이어서 섣불리 중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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