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새 순천․여수․광양서 20~30대 연쇄 감염…시내 활보 동선공개 지역사회 발칵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가 신천지교회 예배당을 폐쇄하는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에 따라 지난 22일부로 신천지교회 예배당을 폐쇄했다.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가 신천지교회 예배당을 폐쇄하는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에 따라 지난 22일부로 신천지교회 예배당을 폐쇄했다.

[여수/남도방송] 코로나 청정 지역으로 불렸던 전남동부권에서 확진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지역사회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순천에 이어 29일 여수, 이달 2일 광양 3개 도시에 연이어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지난달 9일 나주에서 전남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방역당국의 선제적 대처로 전남권역은 그동안 코로나19로부터 안전지대로 분류됐으나 4번째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추가 감염자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자칫 코로나 방어막이 뚫릴 경우 노령 인구가 많은 전남에서도 대구·경북과 같이 걷잡을 수 없는 대규모 감염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방역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광양시에 따르면 중마동 모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A씨(36·여)가 1일 오후 9시30분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울산 동구에 거주한 시부모가 지난달 20일부터 21일 아들 집에 방문 후 26일부터 기침, 오한 등 증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여성의 검체 채취 후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한 결과, 며느리만 양성으로 판정돼 순천의료원 음압병실로 즉시 입원 조치됐다.

확진자의 남편과 나머지 가족은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아 자택에서 머무르고 있다.

반면, 순천과 여수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20대 남녀는 이동경로가 복잡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순천 모 내과 간호사(25)는 지난달 15일부터 16일까지 대구 동성로 일대를 방문하고 순천으로 돌아온 이후 병원에서 나흘간 근무한 사실이 밝혀졌다.

A씨는 확진판정을 받기 이틀 전인 26일부터 연향동 한빛산부인과, 연향동 하나로약국, 연향동 TT모텔, 연향동 에뛰드 화장품점 등을 방문했고, 택시를 이용해 귀가했다.

이날 오후에는 남자친구와 상삼리 뱀부스 카페와 덕월동 벽오동음식점에서 식사했고, 자가용을 이용해 여수로 가 오후 8시까지 낭만포차 인근 사주팔자 노점에서 다녀온 동선이 밝혀지면서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양천구로 떠난 남자친구 역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조치된 상태다.

29일 오전 7시15분께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은 여수 신기동 거주 22세 남성은 대구 신천지교회 집회에 다녀온 뒤 감염 증세를 보였다.

대구에서 대학교에 다니는 이 남성은 지난달 16일 대구 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17일 여수 신기동 소재 자택(단독주택)에 최근까지 머물렀다.

그러나 대구 동구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이를 어기고 여수의 자택을 찾아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남성은 확진 당일 아침 곧바로 순천의료원 음압병동에 격리 조치됐다.

방역당국이 확진자의 조모와 부모, 형제 등 모두 5명의 가족에 대해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한 결과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21일 오전 신기동 조은이비인후과와 건물 1층 푸른약국을 방문했으며, 저녁에는 길 건너편 이바돔감자탕에서 저녁을 먹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일대 주민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

이처럼 전남동부권에서 20~30대 젊은 층의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휴일을 반납하고 가용한 공무원들을 동원해 터미널과 다중집합장소에 대한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달 29일부터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선별진료소'를 보건소 공영 주차장에 설치하고 검사에 들어갔다.

순천지역 종교계는 감염예방을 위해 각종 종교활동을 중지하거나 축소하는 등 보건당국에 협조하기로 했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이달 20일까지 선문 폐쇄 및 각종 법회를 취소한 데 이어 천주교도 모든 미사와 모임을 중지했다. 순천기독교총연합회도 각 교회에 가능한 한 예배 등 다수가 모이는 행사를 자제하고 영상예배 등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인파가 붐비는 축제와 행사 대부분이 취소나 연기되면서 정치권도 울상이다.

4.15총선을 불과 40여 일 앞두고 있지만, 대면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선거활동에 분주해야 할 출마자들은 운신 폭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곤두섰다.

심지어 일각에선 이 참에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처럼 전남동부권에 코로나 감염사태가 확산될 위기에 놓이자 정부가 1인당 5개의 마스크를 지급하겠다는 방침과 별개로 전남도 역시 여수시와 순천시에 마스크 4만 개와 손소독제 2000개를 긴급 지원했다.

하지만 워낙 공급량이 적어 조기에 동이 나는 바람에 대다수 시민들은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섣부른 마스크 보급 발표가 마스크 한 장 손에 넣지 못하는 현실과는 다르고, 몇 시간 줄을 서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허탕을 치게 했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자영업과 영세업종 업체들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여수지역의 한 기획사 대표 이 모씨는 "1월 말 코로나 사태가 닥친 이후 모든 축제와 행사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면서 일감을 찾을 수 없다. 매달 나가는 인건비 등 3억원 이상의 적자가 누적됐다"며 "이대로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 정부 차원의 소상공인 구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이 감염위험에 노출돼 매우 위중한 비상 상황으로 보고 도민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민생안정대책단을 구성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을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 500억원을 편성해 112개사에서 40억원을 신청받아 지원하고 있다. 전남행복지역화폐도 2천 534억원중 60%를 3월까지 조기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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