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 엽서 360통 수취인에게 발송...추억과 낭만, 사랑 전달 역할

청산도 느림우체통.
청산도 느림우체통.

[완도/남도방송] 완도군이 지난해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기간 동안 설치한 느림우체통을 1년 만에 개봉, 보관된 엽서 360통을 수취인에게 발송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에 처음 설치된 느림우체통은 13년이 흐른 지금까지 추억을 담은 4000여 통의 엽서를 전달했다.

느림우체통을 이용하려면 범바위 전망대에서 엽서를 받아 사연을 적은 후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 기재된 주소로 발송해준다.

1년 뒤 개봉된 엽서에 담긴 사연도 다양하다.

‘결혼하고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고 지냅시다’라며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부부의 사연, ‘나는 여전히 널 잊지 못하고 남을 사랑하기 힘들다. 1년 후의 너는 죄책감 없이 지냈으면 좋겠다’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사연, ‘1년 뒤에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직장은 구했을지 궁금하다’며 취업 준비생의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양한 사연을 담고 있다.

‘내년에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공부 열심히 할 테니 용돈 좀 올려 달라’는 사연 대신 귀여운 그림으로 대체한 엽서도 눈길을 끌었다.

이렇듯 사연을 대신한 그림이나 아이들의 귀여운 낙서 등도 볼 수 있었다.

군 관계자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느림우체통을 올해에는 봄의 왈츠 촬영장에도 설치해 운영하겠다"며 "청산도의 풍광 사진을 배경으로 느림 엽서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청산도의 느림우체통은 사랑과 감동을 전하고, 추억과 낭만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라며 “청산도를 방문하여 꼭 한번 이용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군은 받는 사람의 주소를 기재하지 않았거나, 글씨 확인이 어려운 느림 엽서 8통은 발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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