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쪼개기 반발 여론 확산…“광양 후보 잘 몰라” 깜깜이 선거 우려

[순천/남도방송] 순천 선거구 분구 무산과 해룡면의 광양․곡성․구례 선거구편입으로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순천시 면단위 행정구역을 쪼개 인근 광양시에 붙인 변칙 선거구 획정안을 놓고 ‘게리멘더링’, ‘정치적 술수’라는 거친 단어들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민주당이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을 순천 선거구에 전략공천하면서 민심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랫동안 출마 준비를 위해 바닥을 다져온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정작 링에 오르지도 못하면서 정가를 중심으로 공정성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순천지역에선 4.15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민주당 탈당 서명운동이 이는 등 반감여론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 4차례 총선에서 승기를 꼽지 못한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런 가운데 5만500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해룡면의 표심 향방도 어디로 갈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순천시 해룡면의 올 2월 말 기준 주민등록상 인구는 5만5170명이다. 신대지구 3만2000명, 금당지구 1만8000명으로 순천지역 1개읍․10개면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근래 개발붐이 일면서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됐고, 정주 인구 역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의 인구층이 밀집돼 정치적 민감도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구 획정을 놓고 해룡 주민들 사이에선 순천시에 살면서 광양․곡성․구례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불만 여론이 팽배하다.

일각에선 순천시민이 순천 후보를 뽑지 못하고, 광양 후보를 뽑아야 하는 현실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순천은 과거 승주군과 단일선거구를 이뤘거나 구례·곡성 지역과 묶인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일부 행정구역이 떨어져 나가 인근 지자체 선거구에 붙은 사례는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더 유권자의 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광양.곡성.구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 또한 순천 해룡지역의 현안이나 실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이에 대한 선거 공약도 전무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정치적 유대감이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정보 부족으로 자칫 깜깜히 선거를 치러야 할 판이다. 당만보고 국회의원을 뽑는 묻지마식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남편이 광양제철소 협력업체에 다닌다는 신대지구 주민 정 모(37)씨는 “광양 후보는 누가 누군지 몰라 투표를 해야할지 고민이다”며 “이웃들 역시 참정권을 해치는 게리멘더링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순천시민사회단체와 해룡면 일부 관변단체는 10일 오전 순천시청 앞에서 순천시 해룡면을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편입한 것에 대해 항의·규탄 집회를 갖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선관위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순천시 분구안을 민주당과 통합당, 민생당 등 여야 3당이 야합해서 단일 선거구로 획정한 것도 모자라 해룡면을 찢어서 인근 선거구에 편입한 것은 평등선거를 보장하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편 광양·곡성·구례 지역구에는 민주당에서는 서동용(55) 변호사의 공천이 확정됐다.

민중당은 유현주(49) 전 전남도의원, 정의당에서는 이경자(49) 당대표 사회복지특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무소속 후보군에는 더민주당 ‘컷오프(경선배제)’ 이후 탈당한 안준노(60) 전 노무현재단 전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와 현역 정인화(62) 국회의원이 재선도전에 나섰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