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등 교통수단 확대, 세계박람회 이후 적자 지속 “예견된 수순”
메이저 항공사 빈자리 저비용사 잇따라 취항 ‘공항 활성화’ 안간힘

여수공항 전경.
여수공항 전경.

[여수/남도방송] 대한항공의 여수 노선 철수로 여수를 포함한 전남동부 권역의 관광활성화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만성적자를 이유로 취항 48여 만에 여수 노선 철수를 결정하면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지역 관광산업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전남동부권을 찾는 서울과 수도권 시민, 반대로 서울로 떠나는 동부권 지역민들의 교통선택권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과거 서울과 여수를 1시간 만에 도달하는 비행기는 하루 만에 업무를 보고 복귀해야 하는 이들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교통수단이었다.

일일생활권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2013순천만정원박람회 등 국가적 대형 이벤트로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항공 수요는 가파르게 줄어 들어갔다.

도심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이후에도 탑승수속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도심에서 출발해 서울~여수를 2시간대 도달하는 KTX는 매력적인 운송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비행기에 비해 운행 편수가 다양하다는 점도 하늘길을 외면하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2012년 개통된 순천~전주 고속도로 역시 기존에 비해 1시간 이상 도착시각을 앞당기면서 대중교통 수요를 줄였다.

하늘길이 가장 이른 시간에 서울과 여수를 오갈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과 기상여건에 따른 잦은 결항과 이착륙 지연 등에 따른 낮은 가성비는 결국 KTX로 눈을 돌리게 하는 단초가 됐다.

근래 여수공항의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한국공항공사가 발표한 ‘지방 공항별 당기순이익’ 자료에 따르면 여수공항은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여수공항은 여수세계박람회가 폐막한 2012년 이후 2013년 88억 원의 적자 폭을 보이던 것이 지난해는 128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여수공항의 활주로 이용률은 8.4%로 광주공항 9.1%, 울산공항 8.9%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나타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까지 이용객 수가 지난해 대비 43% 이상 감소했다.

해가 갈수록 이용률이 저조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수의 소형항공사들이 저가를 공세로 여수공항에 진출하면서 대한항공과 같은 메이저 항공사의 철수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이번 주 국토부에 노선 폐지에 대한 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국토부 항공산업과에 여수공항 사무실 반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여수을)은 “대한항공의 여수 노선 폐지는 국내 최대 관광지로 도약하는 여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지역의 미래를 보고 재검토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여수 노선을 철수하는 대신 빈자리를 저비용항공사들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1~2위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를 비롯 소형항공사(50인승 이하)인 하이에어가 잇따라 신규 취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4개 항공사가 김포행 노선을 매일 4회에서 6회로, 제주행 노선은 매일 3회에서 5회로 증편했다. 제주항공은 수요가 많은 주말에 김포행 노선을 1회 추가 운항한다.

4만 원대 요금인 KTX와의 비교우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운임도 낮추고 있다.

최근 4개 항공사의 경쟁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5~7만 원대인 김포․제주 노선의 항공료가 최저 1~2만 원대의 특가운임이 나오면서 이용객 수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진출로 인해 운항이 그나마 증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코로나19로 막힌 해외여행길을 상당 부분 지역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여수공항에서 48년을 운항한 대한항공의 철수 결정을 아쉽게 생각하지만, 저비용항공사 성장 등 대내외적인 영향으로 항공시장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앞으로 경쟁력 있는 항공사를 유치해 여수공항을 활성화 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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