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우·승재 군, 직접 닭 키워 생산한 달걀 주민들에게 나눠

달걀을 들어보이는 승우(왼쪽)과 승재.
달걀을 들어보이는 승우(왼쪽)과 승재.

[신안/남도방송] “승우와 승재가 싱싱한 달걀을 마을 주민 분께 나눠드려요.”

전교생 2명인 섬 학교 아이들이 직접 닭을 키워 얻은 달걀을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신안의 외딴 섬 흑산초등학교 장도분교 전교생인 이승우(5학년), 이승재(1학년) 학생은 6월 22일(월)부터 마을 주민들에게 유정란을 무료로 나눠주는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형제인 두 학생은 얼마 전 ‘학급회의’를 열어 유정란 나눔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부화기와 닭장을 직접 만들었고, 유정란을 부화해 병아리 4마리를 얻었다. 길고양이에게 갓 태어난 병아리를 잃는 아픔도 겪었지만, 정성을 다해 어미닭으로 키운 결과 달걀(유정란)을 또 얻었다. 이후에도 달걀 부화기를 계속 가동해 병아리 세 마리를 더 얻어 현재 어미닭(암, 수) 두 마리와 병아리 세 마리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은 다시 ‘학급회의’를 열어 애써 얻은 유정란을 마을 주민들과 나누기로 했다. 거기에는 항상 도움만 받는 어린 학생에서 마을에 도움이 되는 존재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유정란을 얼마나 나눠줄 것인지, 안내문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나눠줄 장소는 어디로 할 것인지 등을 담임교사와 진지하게 이야기하며 정했다. 비록 두 명 뿐이지만, 학교 구성원으로서 참여와 협력의 역할을 다했다.

이윽고 나눔 첫날인 22일, 아이들은 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달걀을 장도습지 홍보관 앞에 비치해두고, 마을 주민들이 가져가도록 했다. 지난 2005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장도습지를 알리기 위해 건립한 홍보관 앞이 주민들 눈에 가장 잘 띨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싱싱한 공짜 달걀 나눠드려요. 항상 받기만 해서 죄송했어요. 이번에 저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며 따뜻한 마음을 담은 안내문도 내걸었다.

첫날, 달걀 19개 중 16개가 주민들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한 승우 학생은 “마을 어른들이 달걀을 많이 가져가 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달걀을 더 많이 나눠드리고 싶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아이들의 기특한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한 장도 마을 김창식 이장은 "작은 것도 나누려는 학생들의 마음이 참 예쁘다”고 응원했다.
 
나눔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 단계다. 학생들은 앞으로 유정란과 병아리를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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