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왜성 일원 13만㎡에 한중일 평화정원 조성 나서
조선 백성 학살한 ‘고니시 유키나가’ 동상 건립 반발
국민청원 9000명 이상 동의…시 “동아시아 평화 취지” 해명

[순천/남도방송] 순천시가 오는 2025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한중일 평화공원 조성과정에서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했던 왜군 장수의 동상을 건립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순천시는 정유재란 역사의 정유재란의 흔적이자 국난극복의 역사 현장으로 순천왜성과 충무사 등 전적지를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2018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해룡면 신성리 순천왜성 일원 13만㎡에 한중일 평화정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곳에 정유재란 전적지 교육관과 체험관, 정유재란 당시 참전한 한중일 장군 5인의 동상, 무명병사 군상, 둘레길 등을 조성한다.

시는 우선적으로 모 방송국 소유였던 충무초교 폐교 부지 8400㎡를 15억 원에 매입해 이곳에 3국의 장수 동상을 세우기로 했다.

동상 제작에는 모두 10억 원이 투입되는데 도내 한 제작업체와 입찰을 통해 납품계약을 맺었다. 동상은 기당 1억~1억50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며 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가 임진왜란 당시 왜군 선봉장으로 수많은 조선 수군과 백성을 학살한 고니시 유키나가(소서행장, 1558년(?) ~ 1600년 ) 동상도 함께 건립하려 하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조선의 백성을 학살한 전범의 동상을 수억 원의 혈세를 들여 만들려는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18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순천시청은 조선 침략 선봉장 고니시 유키나가 동상을 세금으로 만들지 말라'는 청원이 올라, 9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순천 인제동 피내골은 왜병에 의한 학살 흔적이 남아있는 지명으로, 왜군이 쫓아와 순천 백성을 잔인하게 도륙하고 학살해 핏물이 내를 이룰 정도이었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인근 구례, 곡성, 여수, 남원 또한 임진왜란 당시 참상을 기록한 역사적 사료 및 보존 장소가 곳곳에 남아있는데 왜국 장수 동상을 설치하려는 것은 역사 인식이 희박하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다. 순천시 담당 공무원의 몰역사적 마인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조선 침략 선봉장 고니시 유키나가 동상을 만드는데 세금이 허비돼서는 안 되고, 전범 동상이 순천 땅 한 귀퉁이라도 차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순천시는 국민적 반일 감정은 충분히 이해되나 임진왜란의 역사적 교훈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취지로 동상 건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순천왜성이라는 역사적 장소가 정유재란 말 최대격전지 중 한 곳인데 적군 장수를 빼놓고서는 역사를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2020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됐고, 일본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중일 3국의 활발한 교류 및 평화 등 대승적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시는 각 읍면동에 설문지를 배포해 오는 21일까지 이통장과 주민자치위원 등을 위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시는 주민 의견수렴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왜장 동상 건립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