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수리 지연..대체선박 약속 지지부진..."해수청이 뒷짐지고 있다" 주민 불만 고조

여수여객선터미널에 정박중인 오션호프해운사의 줄리아아쿠아호.
여수여객선터미널에 정박중인 오션호프해운사의 줄리아아쿠아호.

[여수/남도방송] “곧 추석인데 어떻게 고향 가라고 이럴까요. 분통 터질 노릇입니다” “대체선박 투입 해주겠다 약속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조차 없어요. 행정기관은 도대체 누굴 위해 일 하나요”

여수와 삼산면 거문도를 운항하는 쾌속 여객선 '줄리아 아쿠아'호의 고장에 따른 수리가 지연되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민들과 귀성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여수지방해양해수청에 따르면 줄리아 아쿠아호는 기관고장으로 지난 17일 수리를 위해 조선소에 입고됐다.

관계기관 및 선사 합동 점검 결과 좌측 주기관 냉각수가 엔진 내부로 유입돼 정밀검사 및 수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청에서는 엔진 수리를 위해서 최소 1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검사 단계에 머무르면서 수리가 장기화 될 조짐이다.

선사 측의 대체선 투입 약속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해수청에 따르면 목포의 한 선사와 대체선 계약을 추진 중지만 금액합의와 행정절차 등이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계약이 언제 성사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고육지책 끝에 해수청은 여수와 고흥 녹동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하루 2차례 운행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차량 운행 시간만 2시간 가까이 걸리고, 녹동에서 차도선인 '평화페리11'호를 타고 거문도에 도착하면 5시간30분에서 6시간 가량 소요된다.

거문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힘들게 고향을 찾아올 가족들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며 “해수청에서 배를 빨리 고치도록 하지 못할거면 대체선을 투입해서라도 주민 불편을 덜겠다고 했는데 여태껏 선사에만 떠넘기고 뒷짐만 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학 거문리 이장은 "섬주민 대부분이 관광과 수산업으로 먹고 사는데 코로나19로 타격이 큰데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뱃길마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심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춘남 초도 의성리 이장은 “단지 섬에 산다는 이유로 섬 주민들만 이동권 침해를 겪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행정기관이 다른 사람 일 마냥 손 놓고 있어선 안된다. 섬 주민 고충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거문도에서 여수 여객선터미널까지는 기존 쾌속선으로 1시간50분이면 도착했으나, 차도선인 평화페리 11호를 이용하면 3시간 30분이 걸린다. 여기에 다시 버스로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까지 가려면 최소 5시간 이상 소요된다.

이 때문에 거문도 주민들은 여수에서 업무를 보려면 최소 이틀 이상이 걸려 여수 시내에서 숙박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여수~거문 항로는 해마다 주민과 관광객 등 13만명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여객선 1척만이 운항되고 잦은 결항으로 주민 불편이 가중되어 왔다.

여수~거문도 항로는 지난 2014년 조국호가 선령 만료로 퇴출되면서 오션호프해운사의 줄리아아쿠아 1대만이 승객수요를 겨우 감당해왔다. 그런데 이마저도 건조한 지 25년이 된 노후 선박으로 고장으로 인한 결항이 잦았다. 

이 때문에 여객선 현대화와 대체 선박 조기 투입을 촉구하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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