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인 의장 “재난지원금 지급, 시민 동의 없어...정해진 절차 무시”

순천시청.
순천시청.

[순천/남도방송] 순천시가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 추진 등 주요 시정현안을 놓고 시의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순천시는 최근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을 위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이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조례) 제정 등을 추진하면서 공론화 등 정당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의회에서 나왔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 허석 순천시장이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난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의장님 말씀이 조만간 원포인트 의회를 열어서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발언에 대해 시의회가 반기를 들고 있다.

의회는 허유인 의장이 그러한 약속을 한적이 없고, 사실이 아닌 허 시장의 발언이 유감스럽다며 시정부와 각을 세웠다.

시의회는 또, 최근 의회가 반대해서 추석 전에 재난지원금 10만원을 주지 못했다는 여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지난달 24일 폐회한 제245회 임시회에 제출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안이 설령 시가 원하는 대로 임시회에서 가결됐다고 하더라도, 이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되어 10월에 열리는 제246회 임시회에 상정돼 의결될 사안이므로 추석 전에서 지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허 의장은 “잘못된 사실이 시민들에게 알려져 안타깝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허 의장은 “코로나19로 피폐해진 민생을 살릴 수 있다면 재정상 여력의 범위 안에서 10만원 이상도 지급할 수 있지만 청사 건립기금 등 다른 목적으로 조성된 기금을 재난지원금으로 지출하고 나서 생긴 채무액 350억을 어떻게 5년간 갚을 지에 대해서 의회와 시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 악화로 중단한 한중일 평화공원 조성 공사의 왜장 동상 건립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퍼부었다. 

허 의장은 “좋은 취지에서 시작했다 하더라도 정유재란 당시 일본침략군의 선봉장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의 동상을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함께 세우겠다는 발상은 시민정서를 감안하지 않은 미숙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순천만국가정원에 설치된 경도주권탑에 대해서도 허 시장의 언사를 문제 삼았다. 

허 시장이 인터뷰에서 ‘민간단체의 모금을 통해 세워진 경도주권탑이 공유재산 관련법규 등에 위법하지 않고 시민의 뜻을 따랐다’고 언급하며, 봉화산에 설치된 민간단체의 편의시설에 비유한데 대해 “공공시설인 국가정원에 민간단체의 필요에 따라 조형물을 설치한다면 다 들어 주어야 한다는 논리와 같다”고 지적했다. 

허 의장은 “정책이나 사업추진 시 의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와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잃어버린 행정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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