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4억 원 내년 73억 원 규모…국도 승격 요청에도 정부 모르쇠…지자체들 속앓이

이순신 대교.
이순신 대교.

[광양/남도방송] 여수국가산단과 광양 도심을 잇는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관련 지자체들의 재정운영에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다.

여수시와 광양시 등은 이순신대교를 국도로 승격해 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정작 국토교통부에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년 뒤에는 이들 지자체의 제정 부담이 연간 100억 원 이상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이순신대교의 올해 유지관리비는 약 64억 원 규모였고, 내년은 73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유지관리비가 계속 늘고 있는 이유는 이순신대교가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다 보니 대형차량 통행이 잦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곳곳이 움푹 패거나 균열이 생기면서 해마다 긴급보수 공사가 진행돼 오고 있다.

이순신대교 연간 유지관리비는 지난 2015년 이전까지 12억 원에 불과했던 것이 2016년 19억 원 수준에서 2017년 41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2018년은 35억 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다시 지난해는 40억 원에서 올해 64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내년에는 73억여 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하지만 주요구조물 시공업체의 하자보수 기간이 끝나는 2023년부터는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유지관리비가 들어갈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유지관리비 분담률은 전남도가 33.3%, 여수시 42.7%, 광양시 24% 비율이다. 광양시는 올해 약 15억1000만 원을 부담했으며, 내년은 17억3000만 원 정도 부담할 전망이다.

한편, 이순신대교는 국비 약 1조700억 원을 투입해 2007년 10월 착공, 2013년 2월 전면 개통했다.

대교 개통으로 여수국가산단과 광양항 사이 직선 길이 열리면서 이동 거리는 60㎞에서 10㎞로, 이동 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단축해 물류비용 절감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부는 여수국가산단으로부터 해마다 6조 원의 국세를 징수하고 있는데 물동량이 늘고 수송 시간이 단축된 만큼 정부 수입도 늘었다.

그러나 국가가 혜택을 보고 있으면서도 정작 관리책임은 전남도와 여수시, 광양시가 떠맡고 있다. 현행법은 정부가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 부담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순신대교는 광양시와 여수시 도시계획도로여서 현행법은 국가가 지원할 근거가 없다”며 “유지관리비 과다로 지자체 재정여건 악화 및 관리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계속 국도 승격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국도 승격을 건의하고 정치권에서도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조금씩 협의가 되고 있지만 언제 승격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와 여수‧광양시는 지난 2011년부터 국도나 지정국도 승격을 9차례 건의했지만 2015년 국토교통부 국도 노선 조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동부권 3개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공동 건의를 비롯해 광양만권발전협의회도 이순신대교의 국가 관리를 수없이 건의했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