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공장 등 280여사 밀집한 여수산단에 바이러스 침투
인접 생활권 여수·순천·광양시, 교차감염에 공동 위기감 팽배 

여수산단 야경.
여수산단 야경.

[여수/남도방송] 중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국가산단의 대기업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산단 내 연쇄감염 우려와 함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남도 방역당국과 여수 산단 업체 등에 따르면 여수국가산단 대기업의 50대 직원 A씨가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A씨는 현장 근무자가 아닌 관리직으로 순천 연향동에서 거주하면서 여수산단으로 출퇴근했기 때문에 순천 90번(전남 233번) 환자로 분류돼 강진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순천시와 여수시는 각각 A씨의 거주지와 근무지를 소독하고 접촉자 및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 순천에서는 자택 외 동선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A씨와 함께 일한 밀접접촉자 6명과 동선이 일치하는 81명의 검체를 채취해 진단검사에 들어갔다. 15일 오후 추가 감염 여부가 확인된다.

여수산단에서는 A씨 외에도 이틀 전 광양의 기업체로 출퇴근하는 가족에게서 감염된 순천 81번(전남 214번) 환자도 발생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정유회사와 화학공장이 즐비한 데다가 24시간 멈춤 없이 가동되는 여수국가산단의 경우 한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기면 교대근무에 영향을 끼친다. 뿐만 아니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공장 가동중단 조치로까지 이어지면 하루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산단 기업들이 직원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발열자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출퇴근하는 대기업 협력사 직원이 지인의 감염에 따른 검사 및 자가격리로 현장사무실 동료들도 검사를 받는가 하면, 광주에서 카풀 승용차로 출퇴근하면서 구내식당 식기 세척을 담당하는 여성이 감염돼 식당 이용자와 직원 400여 명이 검사를 받는 아찔한 경우도 발생했다.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산단 입주업체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곳곳에서 공장 증설 공사 및 공장 점검이 진행되면서 5000~1만5000명의 작업 인력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여수와 순천, 광양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와 교차 감염이 여수산단 280여 업체와 직원 2만여명, 광양 산단의 제철소와 협렵업체의 출퇴근 버스나 구내식당, 직장 모임, 카풀 등 동시 다발적인 감염을 불러올 수 있다는 예측도 고개들고 있다. 

여수산단 기업체 관계자는 "협력사 직원의 지인이 감염되면서 일부 진단 검사가 이뤄진 경우가 있었으나, 공장내 직원이 감염돼 역학조사를 한다는 사실에 바이러스가 점점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라면서 "감염병 확산으로 화학공장 가동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만일에 대비한 준비와 훈련은 철저히 하고 있으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