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훼손, 학습권 침해 주장, 3054명 진정서 제출

여수고등학교 바로 옆 13층 높이 공동주택 허가신청 부지(노란선 안).
여수고등학교 바로 옆 13층 높이 공동주택 허가신청 부지(노란선 안).

[여수/남도방송] 여수고 지근거리에 13층 높이 공동주택 신축이 추진되면서 논란이다. 

사업자가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학습권 침해와 공사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며 학교 학부모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4일 여수시와 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건축주는 지난달 11일 여수고 옆 여수시 수정동 404-2번지 외 1필지에 연면적 2398㎡,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22세대)의 공동주택에 대한 건축허가를 시에 신청했다.

하지만 학교와 학부모회,운영위원회 및 학생들을 포함한 지역주민들은 "신축 건물이 들어설 부지가 학교 경계선과 맞닿아 있어 공사가 시작되면 각종 소음과 진동, 분진으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면학 분위기 저해 등의 피해가 우려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 지역에 13층 높이의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일조권 침해는 물론이고 조망권 마저 침해 당할뿐 아니라 도시경관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미란 여수고 학부모회장과 오재환 운영위원장 외 35명은 진정서를 통해 "진정인들은 앞서 학습권 침해와 학교보건‧위생을 비롯해 조망권 침해 등을 이유로 여수시에 공사 불허를 요청한 바 있으나 시는  직접적인 저해로 판단하기는 곤란하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수고등학교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학부모와 학생, 동문, 지역 주민 등 3054명의 서명을 받아 여수시에 건축허가 불허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만간 대규모 시위를 통해 실력행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미란 여수고 학부모회장은 "학교가 성역은 아니지만 미래세대가 꿈을 가꾸어 가는 곳이고 특히 이곳은 임진왜란 때 장수가 작전 계획을 세우고 명령을 내렸던 군사적 요충지로 전라좌수영의 동장대 누각이 있었던 장소로써 전투 시에는 지휘소 역할을했고 평상시에는 성의 관리와 행정 기능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역사적 교육의 장소로 더더욱 보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재환 여수고 운영위원장은 "해당 부지는 학교 경계선과 붙어있고 학교 본관과 별관, 매점과 급식실과의 거리가 가깝게는 수 미터, 멀게는 십 수 미터에 불과해 13층 규모의 공동주택은 장기적으로 학교의 학습권과 면학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애물단지가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학교 담장을 따라서 고층 건물이 난립하는 길을 여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수시 허가민원과 관계자는 "건축주와 민원인 양측의 얘기를 들어보고 심도 있게 논의한 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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