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보훈단체 끈질길 노력으로 고 김득천 장병 묘 국군묘지서 찾아
유복자 “아버지 다시 만나게 된 것, 태어나서 가장 의미 있는 생일 선물”

여수시 보훈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70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유복자가 20일 오전 여수시 국군묘지를 찾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여수시 보훈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70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유복자가 20일 오전 여수시 국군묘지를 찾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여수/남도방송] 6.25전쟁으로 여읜 아버지의 묘를 70년만에 찾은 유복자의 눈가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6.25참전병 고 김득천 장병의 아들 김 모씨는 20일 오전 아버지가 영면한 여수시 국군묘지를 찾았다.

국방부 국사편찬 연구소 공훈록에 따르면 김 장병은 여수 남산동 출생으로 26세인 1951년 5월 입대했고, 같은 해 9월 강원도 양구에서 북한과 교전 중 전사했다.

김 씨는 생면부지의 아버지를 찾지 못한 지난 세월이 한이 됐던지 아버지의 묘비를 붙잡고 복받힌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아버지의 묘를 찾기 위해 어머니 생전에 여수에 내려와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찾게 돼서 꿈만 같다”면서 “내일이 제 생일인데 아버지를 만나게 된 오늘이 태어나서 가장 의미 있는 생일 선물이다”고 감회를 밝혔다.

70년만에 마주한 부자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날 묘역을 찾은 보훈단체 회원들과 관계자들을 숙연케 했다.

여수시 보훈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70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유복자가 20일 오전 여수시 국군묘지를 찾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여수시 보훈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70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유복자가 20일 오전 여수시 국군묘지를 찾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70년 만에 아버지를 뵙게 된 감격스런 만남에는 정일랑 여수시 보훈단체 운영협의회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정 회장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조국을 지키다가 전사하신 순국선열들을 마땅히 현충원이나 호국원에 모셔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군묘지에 잠들어 있는게 안타까워 순국장병의 가족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지난해 2월부터 가족 찾기 사업에 착수, 전쟁기념관, 현충원, 국방부 국사편찬연구소 공훈록 홈페이지 등을 뒤져 23명에 대한 군번과 고향, 장병 기록을 확인하고, 전남동부보훈지청에 가족 찾기 의뢰를 통해 수원에 살고 있는 김득천 장병의 자녀와 연락이 닿게 된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5일 국군묘지에 ‘가족 찾기 안내판’을 설치하고, 가족들을 꾸준히 찾아 현충원이나 호국원으로 이장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유공자와 가족이 희생과 공헌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시 화장동에 위치한 국군묘지 989㎡에는 57위의 6‧25전쟁 참전 순국 장병이 잠들어 있다.

1954년 대한전몰군경유족회 이판천 여수 분회장이 도지사의 허가를 얻어 여수시 주변의 6‧25 전사자 묘비 33기를 여서동에 안장했고, 1976년에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24기가 추가됐다. 이후 2003년 5월에 국가보훈처가 현충시설로 지정해 여수시가 관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