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여수 웅천 마리나요트장에서 지난 6일 현장실습 중 숨진 여수 모 특성화고 3학년 생 홍 모군의 사망사건과 관련한 해경의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다.
여수 웅천 마리나요트장에서 지난 6일 현장실습 중 숨진 여수 모 특성화고 3학년 홍 모 군의 사망사건과 관련한 해경의 현장 조사가 8일 오전 진행 중이다.

[여수/남도방송]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에 참여했던 여수 지역 특성화고 3학년생 홍 모군이 황망한 사고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당초 실습 계획에도 없는 고위험 업무를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고교 현장실습에 대한 허술한 관리 감독,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경 등에 따르면 여수해양과학고 해양레저관광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홍 모 군은 지난 6일 오전 10시42분께 여수 웅천동의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바다에 빠져 숨졌다.

당시 홍 군은 해양레저업체가 소유한 7톤급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등을 떼어내는 업무를 하다 참변을 당했다.

홍 군은 혼자 10kg 무게의 잠수장비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하다 장비를 정비하던 중 그만 바다에 가라 앉아 익사했다.

사고 현장에는 지도교사나 안전요원 등이 배치되지 않았고, 안전대책 또한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학교 측에서 신고한 현장실습 계획에 없는 근무에 A군이 투입된 점에 대해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장실습 계획서에는 홍 군이 선상에서 항해 보조를 하거나 접객 서비스를 하기로 되어 있었음에도 잠수 작업에 투입된 경위에 대해서도 업체를 상대로 수사가 진행중이다.

게다가 홍 군은 잠수 관련 자격증이 없었고, 설령 자격증이 있다해도 근로기준법에 따라 미성년자가 잠수 관련 직종에 취업할 수 없다는 점에서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오전 여수 웅천 마리나요트장에서 지난 6일 현장 실습 중 숨진 고 홍정운 군의 사망사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8일 오전 여수 웅천 마리나요트장에서 지난 6일 현장 실습 중 숨진 고 홍정운 군의 사망사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8일 오전 여수 웅천 마리나요트장에서 지난 6일 현장 실습 중 숨진 고 홍정운 군의 사망사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홍 군의 친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8일 오전 여수 웅천 마리나요트장에서 지난 6일 현장 실습 중 숨진 고 홍정운 군의 사망사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여수해양과학고 3학년 생인 홍 군의 친구가 애도사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8일 오전 여수 웅천 마리나요트장에서 홍 군의 사망사고에 대한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책위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홍 군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여수시와 노동부는 해양관광레저산업이라는 화려함의 이면에 존재하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안전조치 및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홍 군의 친구는 애도사를 하면서 "충분한 스쿠버 교육을 받았더라면, 누군가 계속 보고 있었더라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 함께 있었는데도 너를 구하지 못해 정말 미안해"라며 울먹였다.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은 7일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홍 군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열고 “현장실습생에게 현장지도교사 없이 위험 작업인 잠수작업을 한 점, 특히 잠수기능사 자격증도 없는 현장실습생이 잠수작업을 한 점, 처음 상업을 배우던 학과가 자동차학과와 미용과를 거쳐 해양레져관광과로 변경되기까지 무리한 학과 개편이 있었던 점 등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안전한 현장실습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막지 못한 교육부도 책임져야 한다”고 교육당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진보당 전남도당도 같은날 논평을 통해 “정부가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여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사망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정부에 책임을 촉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은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7일 오후 사망학생의 빈소가 차려진 병원을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이번 사망사고 관련 대책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사고원인 규명·유가족 지원·실습제도 개선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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