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창사 14주년 즈음하여…

남도방송 임종욱 발행인 대표이사.
남도방송 임종욱 발행인 대표이사.

여름이 다시 온 듯한 무더운 날씨가 10월이라는 사실을 무색게 한다. 가을인 듯 가을 아닌 날씨는 연일 2000명대 확진자를 기록하는 요즘, 서민들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한다.

전 국민 접종률 완료율 6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차 접종률만 78%를 기록했다고 한다.

일상 회복의 기대감이 모락모락 오르고 있다.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의 서막이 열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는 11월 둘째 주쯤 위드 코로나 선언을 통하여 단계적 일상 회복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는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는 무엇일까? 무엇을 직시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이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거리두기 없는 삶은 가능할까? 코로나 이전 시대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인가? 

아쉽게도 정부는 국민의 이 같은 물음에 아직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만 조장하는지 염려스럽다.

정부는 국민의 일상 회복은 물론 향후 방역 대책에 대한 로드맵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 

국무총리 중심의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간 전문가,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방역전략 로드맵을 마련하겠다지만 늦은 감이 든다.

관련 논의 및 사회적 합의가 지금보다 진전 됐어야 한다. 국민의 혼란을 해소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마련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무엇보다 서민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서민경제는 현재 몰락을 넘어서 풍전등화의 상황을 맞았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사지에 내몰리고 있다.

벼락 끝에 내몰린 청년들이 극단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여수에선 지난달 치킨집을 운영하던 30대가 극단 선택을 했다.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겼다.

비슷한 시기 강원도 원주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던 50대도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진 않았지만, 평소 지인들에게 코로나19로 힘들다는 고민을 털어놨다고 한다.

지난해 9월에도 경기 안양에서 노래바를 운영하던 자매가 업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동생은 목숨을 건지고 언니는 숨진 일이 있었다. 유서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채무에 대한 부담감 등이 적혀 있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에 따르면 올해에만 20명이 넘는 자영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들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한 가닥 희망도 찾아볼 수 없었다. 죽음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젊은이의 희생이 뒤따를지 알 수 없다.

100만 실업자 시대로 취업 문이 막혔고, 많은 이들이 무리한 대출로 사업에 손을 댔다. 코로나19로 들이닥친 불황의 터널에서 성공은 신기루와 같았다.

최근 곽상도 아들의 화천대유 50억 퇴직금, 장제원 아들의 무면허 음주운전 논란은 코로나 위기에 내몰린 서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린다.

대한민국 최대 이슈는 내년에 있을 대선이다. 

내년 3월 대선에 이어 6월 지방선거까지 내년 대한민국은 선거 정국으로 조용한 날이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지난 4년을 되돌아보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정권은 대한민국의 구태 정치를 깨부순 혁명과도 같았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 염원과 기대에 부응했다고 볼 수 있을까?

서울‧수도권 집값은 미친 듯이 날뛰었고, 지방 도시의 부동산도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부동산 고공행진과 더불어 치솟는 물가는 말문을 막히게 한다.

일각에선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물가 상승도 심상찮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12년 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0년 만에 최고치가 예상된다.

먹는 것을 비롯해 의식주 모두 안 오르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에 미친 집값, 물가 폭등 등 더 이상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 돼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정부는 무엇을 해왔나?

재난지원금 지급은 경제살리기에 눈에 띄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면 정치 파퓰리즘 아닌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무작정 퍼주기식은 더 이상 곤란하다. 

코로나19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선택적 지원이 필요하다. 생색내기 지원이 아닌 현실적 구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서민경제를 되살릴 근본적 처방 말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인적자원은 최고이자 최우선 가치이다.

진취적인 청년 지원책을 통하여 청년의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을 끌어내 양질의 벤처기업과 스타트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정부는 근시안적 대책보단 장기적이고, 거국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선언이 구호에 그쳐선 안 되고, 대한민국이 코로나 강국으로 가기 위한 도화선이 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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