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동안 코로나19속 물품 기탁 및 성금 답지...상생 신풍속도 눈길

권분꾸러미를 자원봉사자들이 포장하고 있다.
권분꾸러미를 자원봉사자들이 포장하고 있다.

[순천/남도방송] “한국사람은 뭘 먹어도 김치가 있어야 하는디, 김치가 떨어져 먹을 게 없었는데 새 김치를 갖다주니 올 겨울 밥은 맛나거써. 고마와”

순천 권분운동인 ‘다같이 김-치-!’를 통해서 김치를 전달받은 어르신의 감사인사다. 

순천지역은 코로나19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사회와 시민을 중심으로 한 권분 운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 속에서 피어난 나눔의 미덕이 시민운동으로써 빛을 발한 것이다.

권분은 나눔을 권장하는 것으로 고서인 '목민심서'에도 나온다.

다산 정약용이 부자들에게 어려울 때 재물 나누기를 권했던 것처럼 지난해 3월, 허석 시장은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발상에서 권분 운동을 제안했다.

허석 순천시장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이 권분나눔 일환으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고 있다.

다급한 위기와 곤궁에 처한 시민들을 돕기 위한 허 시장의 권분 제안이 있는 뒤 일주일 만에 시민들의 기부금은 쏟아졌다.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은 코로나19로 무료(단체) 급식시설이 문을 닫게 되자 당장에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분들이었다. 

시는 일주일 분의 식료품·생필품을 담은 권분 상자를 만들었다. 권분상자는 6회에 걸쳐 5500명에게 전달됐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권분운동을 현재까지 7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전 시민이 기부자인 동시에 수혜자인 셈이다.

11월 한달간 시민이 낸 기부금으로 김장재료를 지역농가에서 공동구매하고 각 읍면동별 봉사단체 회원들은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제공하고 있다. 

3주 동안 모아진 기부금은 1억 원 상당, 김장량은 10톤, 3000여 명의 어려운 이웃들의 겨울나기용 반찬이다.

가구당 전달된 양은 5kg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기부금을 낸 이도, 절인 배추 등 김장재료를 생산하는 농가도, 함께 모여 김치를 버무리는 봉사단체 회원들도, 김치를 전달받은 분들도 웃음꽃이 핀다. 

허 시장은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힘은 삼복더위에 탈진해 쓰러진 보건 공무원들을 비롯한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시민의 힘이었다”며 “권분운동을 순천형 사회운동으로 더욱 확산시켜 대한민국의 권분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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