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대부분 외주업체 직원들 ‘죽음의 외주화’ 논란
“도대체 언제까지 인명사고 반복되나” 불안 목소리

11일 오전 9시26분 여수 화치동 여천NCC 폭발사고로 4명이 숨지고 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국과수 요원들이 현장 감식을 진행중이다.
11일 오전 9시26분 여수 화치동 여천NCC 폭발사고로 4명이 숨지고 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국과수 요원들이 현장 감식을 진행중이다.

[여수/남도방송] 잊을만하면 터지는 여수국가산단 안전 사고에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 9시 26분께 여수 화치동 여천NCC 3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4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폭발은 공장 내 에틸렌 급냉 공정에서 열교환기 기밀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했다. 

열교환기 청소를 마친 근로자들이 플로팅 커버를 체결한 뒤 압력을 높였고,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구조물이 폭발하면서 작업자들을 덮쳤다. 

원청 소속 감독관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4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협력업체 소속 사망자 3명은 30~40대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국내 대표 중화학단지인 여수산단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90건의 안전사고로 29명이 숨지고 144명이 다치는 등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화약고’라는 오명이 붙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13일 여수산단 내 폐유정제 업체인 이일산업에서 탱크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60∼70대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숨진 작업자들은 현장에서 수 십미터 떨어진 인근 공장 부근에서 발견될 정도로 폭발 당시 충격이 컸다. 

이날 언론 보도를 통해 여천NCC 폭발사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두 달 만에 터진 대형 폭발사고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민 김모 씨는 “현장에서 안전 불감이 만연하며 이로 인한 인명사고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는데 법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강력한 규제를 통해 기업들이 안전을 강화하고 안전에 보다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서모 씨는 “도대체 언제까지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반복돼야 하는 것이가”라며 “관계기관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서 만난 사측 관계자는 “평소 현장에서 안전을 최우선 시 하는 등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작업을 하는데 왜 사고가 터졌는지 알 수 없다”며 “우리 회사가 왜 중대재해처벌법 1호 기업이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해했다.

여천NCC 교육장에서 긴급 사고 브리핑을 하고 있는 조병만 상무.
여천NCC 교육장에서 긴급 사고 브리핑을 하고 있는 조병만 상무.

더욱이 사상자 대부분이 외주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로 드러나면서 ‘죽음의 외주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사측이 이날 낮 12시께 마련한 긴급 사고 브리핑에서 조병만 상무는 “석유화학 공정상 정비업무는 특화된 외부 정비업체에 맡길 수 밖에 없다”며 “세부적인 폭발사고 원인은 향후 국가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12월 13일 화학물질 제조 공장 화재로 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피해자 대부분은 협력업체 직원으로 나타나 '위험의 외주화'는 이제 끝내야 할 때”라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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