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 자녀 입학 요구 거세
공립화 성패 여부 관심사 부상

여수 여도초등학교.
여수 여도초등학교.

[여수/남도방송] 여수국가산단 입주 기업들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여수 여도초‧중학교의 공립화 전환이 지역사회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도초‧중학교는 여수산단 입주 기업들이 산단 조성 초기 당시 근로자 자녀에 대한 양질의 교육여건 조성을 위한 취지로 1980년 설립됐다.

당시 9개 기업이 공동으로 설립 자금을 출자, 일종의 사학재단 성격의 여도학원을 1980년 설립한 이후 지난 42년 동안 매년 일정 출연금을 거둬 학교를 운영해왔고, 현재는 17개 기업이 출연하고 있다.

하지만 근래 시내 거점에 많은 초등학교가 생겨나고 여도 초중학교의 설립 당시 취지와 달리 현재의 수준 높은 지역교육 환경 속에서 사립형태의 운영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출연기업들의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과거 주변 환경과 달리 학교 인근에 대규모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주민 자녀들의 입학 요구 또한 거센 실정이다.

여도초‧중학교는 산단 내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 자녀 외에 입학이 제한돼 왔다. 오랜 기간 주변 반발과 지역사회 논란으로 이어지자 여도학원 측은 지난 2011년부터 일부 주민 자녀의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입학 수요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둔덕동 신동아아파트와 아주타운, 대광오투빌, 라온유, 로얄골드빌 등 154명의 취학 적령 인원 가운데 18% 수준인 28명만 여도초등학교에 입학한 실정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원거리 위치한 초등학교로 등하교를 하는 실정이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도학원의 연간 운영금 약 120억 원 가운데 약 20억 원을 여수산단 임직원 자녀 학생 수에 비례해 기업들이 분담하는 형태이고, 그 외에는 국고보조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산단 기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 여도초‧중학교에 자녀를 진학시키는 것 자체가 일종의 특권의식처럼 여겨졌지만, 공교육이 활성화되고 교육의 질이 평준화되면서 이제는 대부분 시내 학교로 자녀를 보내고 있다”며 공립전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 초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 회의에서 여도초‧중학교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기업들은 과거 여도학원 설립 당시와 현시대 상황이 괴리가 있는 만큼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또, 인근 주민 자녀들의 통학 불편과 교육권 차별 해소를 위해 궁극적으로 공립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여도초·중학교 운영자금의 80%가 시민과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일반 자녀 입학이 제한되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립 전환 여부는 관계 기업, 그리고 학교, 학교법인 등 모든 구성원들의 합의가 선행돼야 하고 합의가 이뤄진다면 조속히 공립학교로 전환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행정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