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진동, 분진 등 피해 보상 및 이주 대책 마련 요구
관계부처 소극 대처에 신도들 '뿔'..."집단 행동 불사"

신광사 용왕전이 고속도로 공사에 편입되고 대웅전과 20m 밖에 떨어지지 않아 소음, 진동, 분진으로 인해 사찰 측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신광사 용왕전이 고속도로 공사에 편입되고 대웅전과 20m 밖에 떨어지지 않아 소음, 진동, 분진으로 인해 사찰 측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순천/남도방송] 국토부와 익산지방청이 국도 27호선 순천 주암에서 벌교까지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60여년 된 사찰을 관통하는 공사를 강행하면서 사찰과 갈등을 겪고 있다.

순천시 주암면에 위치한 신광사(경빈 주지스님)는 고속도로 건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사찰 용왕전이 고속도로에 편입되고 대웅전과 불과 20m 밖에 떨어지지 않아 소음, 진동, 분진으로 인한 피해를 사찰 측이 호소하고 있다.

현재 신광사 토지와 건물은 별개 소유주가 존재하고 있다. 대웅전을 포함한 사찰 건물은 현 주지인 경빈 스님의 소유이고, 토지주는 타인으로 등기되어 있다. 일부 사찰 토지에 대한 보상이 필요해 토지주는 토지와 사찰 전체 재산권 행사를 경빈 스님에게 위임했다. 

하지만 최근 토지주는 익산청이 법원에 공탁한 공탁금을 찾지 않고 수용에 반대하면서 보상 등 대책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찰 측은 공사 피해로 사찰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만큼 토지 보상은 차치하더라도 사찰 보상과 이주대책 등을 서둘러 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무관청인 익산청은 사찰 측의 의사를 수용하지 않는 등 소극적 대처 모습을 보이면서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신광사 측은 “일반도로도 아닌 고속도로를 사찰 도량에 신설하면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설계 또한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사찰이 보고 있다”며 “보상을 떠나 이주대책도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60년 된 기도도량이 하루아침에 발파작업과 굴착, 타공 작업으로 대밭이 됐다"며 "대웅전 기둥이 금이 가고 뒤틀렸으며, 용마루 기와가 밀려나고, 벽면의 회가 떨어져 기단이 내려앉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목재건물 5동이 기와 및 기단이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로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파공사와 진동으로 대웅전 용마루 기와가 밀려나고 있다. 벽면의 회가 떨어지고 기단이 내려앉고 있다.
최근 발파공사와 진동으로 대웅전 용마루 기와가 밀려나고 있다. 벽면의 회가 떨어지고 기단이 내려앉고 있다.

황순윤 신광사 신도회장은 "사찰 도량에 30m 높이 교각이 세워지고, 대웅전과 불과 20m 밖에 떨어지지 않아 불자들이 수행할 수 없고,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주무부처가 대책마련에 손을 놓고 있는데 450명의 신도들이 강경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피해로 사찰의 피해가 극심한 만큼 관계부처가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하고, 만일 이대로 방치할 경우 국민권익위 탄원서 제출과 집회 등 집단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 동부권과 광주권의 연결도로망 확충을 위해 순천 주암~벌교 고속도로 확장공사가 지난 2019년 6월 착공해 2027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에는 2650억원이 투입된다.

국도 27호선 순천 주암~벌교 고속도로 건설 공사 개요도.
국도 27호선 순천 주암~벌교 고속도로 건설 공사 개요도.
저작권자 © 남도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