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선출 놓고 갑을 갈등 폭발
시민 안중에 없는 아닌 '밥그릇 챙기기' 비난

[여수/남도방송] 여수시의회가 제8대 의회를 개원하고도 갑을 의원간 신경전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시의회는 최근 의장, 부의장과 각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갑을 의원들 간 갈등과 반목이 심화되고 있다.

앞서 민주당 여수갑지역위 소속 의원 12명은 지난 12일 단독으로 의원총회를 열고 3선의 백인숙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현재 의회 내 민주당 갑 소속 의원은 12명, 을 소속 의원은 10명으로, 갑지역구 의원들이 수적 우위를 이용해 백 의원을 단독으로 추대하면서 을지구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을 지역구 의원들은 갑 지역구 김영규 의원이 의장에 선출됐으므로, 원내대표 자리는 을에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지만 갑 의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7대 의회에서는 선출하고, 8대 의회에서는 선출하지 않은 선례를 비춰 원내대표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을 지역구 소속의원 10명 전원이 의원총회에 불참한 가운데 선출된 원내대표가 원내 화합보단 갈등의 불씨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을 지역구 의원들은 13일 오전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치가 되지 않은 원내대표 선출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균형 있는 지역발전과 시 정부 견제가 불가능하다"라면서 원내대표 선출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이들은 "단독으로 선출된 원내대표는 분열과 갈등만 극대화할 뿐 화합과 소통을 할 수 없어 정치 불신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결정하는 모든 정책이 시민 뜻이 아닌 갑 지역위원회의 횡포와 오만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의장단 선출과 8일 치러진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투표 결과를 놓고도 을 지역구 소속 의원들의 갑 지역구 소속 의원에 대한 불신은 높아져 있는 상황이었다.

의장 선거 과정에서 김영규 의장의 경우 재석 의원 26명이 투표한 가운데 전원 만장일치로 당선됐지만 부의장으로 출마한 강재헌 의원의 경우 재석 의원 26명 중 15표, 주재현 후보 11표로 무소속 의원 4명을 제외하면 7표의 행방은 갑 지역구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또 지난 8일 치러진 상임위원장 선출에서도 기획행정위원장으로 당선된 정현주 의원이 19표, 무소속 문갑태 의원 7표를 얻은 가운데 무소속 의원 4명은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의 이탈표가 갑 쪽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하고 있다.

시민 A씨는 "선거 유세에서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 '시민의 일꾼이 되겠다'는 다짐은 어디 가고, 의회에 입성하자마자 '줄서기', '밥그릇 챙기기'를 하고 있다"면서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폄하했다.

시민 B씨는 "인구 30만도 되지 않은 소도시에서 국회의원들이 둘로 나뉘어 파벌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2년 뒤 총선에서 국회의원 의석을 1석으로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여수시의회는 소속 의원 26명 가운데 22명이 민주당이고 이중 여수갑 12명, 여수을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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