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공청회 없이 사업 강행…순천시의회, 19억 예산 승인

[순천/남도방송] 순천시가 2023박람회장 녹지 공간 조성을 위해 통행 유입이 많은 강변도로 1km 구간을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의 의견 수렴 절차는 생략해 논란을 빚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4월 1일부터 7개월간 열리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해 국가정원 인근인 오천동 강변대로 왕복 4차선 1km 구간을 폐쇄해 보행자 중심의 녹지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국가정원에만 국한된 박람회장을 도심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현재 시는 19억 원의 추경예산을 제출했다. 해당 도로는 오천동 회전교차로에서 순천만국가정원 박람회장 꿈의 다리 남문 회전교차로 이어지는 4차선으로 지역내 통행량이 많은 곳 중 하나다.

우측으로는 도사동와 낙안, 상사, 보성, 좌측으로는 연향 3지구와 신대지구로 연결된다. 그러나 왕복 4차선 1km 구간이 완전히 폐쇄되면 도로 이용자들은 오천동 시내 안으로 우회해야해 도심 내 극심한 교통 체증은 초래될 수 있다.

문제는 순천시가 주민공청회를 빠뜨리고 사업을 진행하다 뒤늦게 문제가 불진 후인 지난달 말경부터 주민사업설명회를 추진했다. 당초 주민들의 의견을 생략한 채 사업을 강행해 일방적 행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급기야 16일 오전 마을주민들은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의 일방적 행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 주민들 중 일부는 “2013년 정원박람회 때도 우리 주민들은 순천시를 위해 농사짓던 땅도 헐값에 내 놓았고 교통 불편 등 여러 방면에서 협조를 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강변도로를 폐쇄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도로를 폐쇄할 경우 이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과 도사동 주민들의 애로사항이 많을 뿐만 아니라 생계를 위한 도로인데다.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지역임을 감안하면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도로폐쇄에 따른 불편은 너무도 뻔하다”고 지적했다. 

마을주민들은 “순천시는 사전에 주민들을 상대로 공청회 한 번 안했으며 교통량 조사 또한 형식에 불과했다”고 꼬집으며, “뒤늦게 주민들이 공청회를 요청하니 순천시는 ‘공사결정 통보’하러 왔다”면서 “탁상머리에 앉은 졸속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공무원들은 떠나라”고 비판수위를 높였다. 

순천시 관계자는 “공사를 추진하기 위해 해당 지역 주민대표 2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사업이 지난달 급하게 결정되면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순천시의회 한 의원은 “추경예산을 제출하기 전에 주민 공청회를 거치는 일을 거쳤어야 했다”며 “예산을 올려놓고 주민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주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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