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도 반대하는 순천 경전선 도심 통과 노선
뭉크도 반대하는 순천 경전선 도심 통과 노선
  • 양준석 기자
  • 승인 2022.09.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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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 노선 반대 주장 입주자대표 간 이견…정치인 배후설 대두
논란 일자 입주자 대표 일부 ‘우회 노선 반대 철회’
소병철 의원, 8일 녹화 방송서 일부 입주자 대표 반대 서명 인지한 듯

[순천/남도방송] 순천시와 40여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도심을 관통하는 경전선 우회노선 추진을 촉구하는 가운데, 서면·용당·가곡동 아파트 입주자대표 일각에서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우회 노선 반대 목소리는 추석연휴를 앞둔 시점이었다. 지난 8일 순천시 가곡·서면·용당·조곡동 지역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 회장단이 순천시와 순천시의회에 ‘경전선 우회안건 반대 서명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경전선 우회경로 부근에 학교와 아파트단지가 있는데 인근 주민들에게 설명하나 없이 순천 시민 모두의 뜻인 것처럼 정부에 제시하는 것은 지역민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행태다”면서 “순천시는 우회 안건을 철회하고 시민 모두가 피해보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반대안을 냈다.

하지만 추석연휴가 지난 후 이들의 반대안을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논란이 커졌다. 순천시와 시민단체 등이 경전선 우회노선 추진을 위해 힘을 쏟고 있고, 정부 재검토 논의가 이뤄져야하는 상황에서 자칫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장 다음 달 예정된 경전선 기본계획 확정고시를 연기해야하는 순천시 입장에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논란이 일자 일부 입주자대표들은 반대입장을 철회했다. 반대안을 제출한 아파트는 모두 9곳으로, 현재 4곳의 아파트는 반대안을 철회했다. 또한 일부 대표는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대표자 개인입장을 제출한 곳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전선 우회반대를 철회한 A 대표는 “처음 내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인의 부탁으로 사인을 하게 됐다”며 “경전선 우회노선 부근에 대한 소음 등 협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현재는 지역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회노선 반대를 주장하는 B 대표는 “당초 경전선 전면재검토 과정에서 지중화, 우회 노선 등 다양한 방법론이 제기됐다”며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회 노선 추진이 확정된 것처럼 지역사회에 비춰지고 있는데, 내 집 옆으로 철도가 들어선다면 누가 반기겠냐. 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뭉크의 ‘절규’ 그림을 모티브로 순천예총이 ‘경전선 도심통과 반대’ 이미지를 만들어 대민홍보에 나서고 있다.
뭉크의 ‘절규’ 그림을 모티브로 순천예총이 ‘경전선 도심통과 반대’ 이미지를 만들어 대민홍보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뒤늦은 ‘우회노선 반대’ 목소리에 일각에서 “우회노선 반대주장에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정치적 배후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8월말 경부터 일부 통장협의회 월례회에서 “C 도의원이 기존 노선을 고수하는 주장을 폈다”는 전언이다. 

일부 도의원, “기존노선 고수 주장, 우회노선 신중 발언” 반대 시그널 유도
소병철 의원, 방송녹화 ‘우회노선지역 일부대표 우회노선 반대 성명’ 인지

또한 “C 도의원은 연이은 통장협의회에서 계속해서 기존노선고수를 주장하다가 9월 들어 ‘노선우회는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존노선 고수에서 한 발 빼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고 전한다. 

또 다른 일각에선 “지난 8월 8일 순천지역구 전남도의원 7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진행된 ‘도 경전선 업무보고’ 자리에서 전남도 경전선 담당 과장의 업무보고가 있었다”면서 “당시 D 도의원은 ‘노선우회 요구 시 사업비가 늘어 사업이 취소될 수도 있으니 우회는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이 같은 일부 도의원들의 ‘기존노선 고수’ 발언이나 ‘우회노선 신중’ 발언 등이 정부부처 관계자들에게 의외의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와, “민주당소속 순천시의원들은 ‘우회노선’에 힘을 실으면서 순천시와 뜻을 함께 했는데, 같은 당 소속 도의원들이 다르게 표명하는 모습이 어떨지 모르겠다”는 비판적 입장이다. 

특히 소병철 의원이 지난 11일 지역 모 방송인터뷰 과정에서 “시민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우회에 대한 의견도 있고 최근에는 우회지역으로 거론되는 지역의 자치회장들이 반대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도 뒷말이 적지 않다. 

이날 방송은 지난 8일 사전 녹화방송이란 점에서, ‘우회노선을 반대’하는 입주자대표들이 시에 우회노선 반대의견을 접수한 시간이 8일 늦은 시간임을 감안하면, “소 의원이 방송녹화 이전에 우회노선 반대주민들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때문에 그동안 순천시와 4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경전선 도심통과 반대’ ‘우회노선 요구’에 뜻을 같이 한 것으로 비쳐왔는데, 기본계획 확정고시를 앞두고 “일부 정치권에서 다수 시민들의 목소리와 상반되는 입장을 표명하는 게 과연 지역발전에 어떤 도움을 가져올지 모르겠다”는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선 “소수의 입장도 충분히 배려하고 그들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갑의 갑질’이 아닌 ‘을을 대변하는 듯한 모양새에 기댄 정치권 양비론’은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디딤돌이 아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꼬집는다. 

순천시 관계자는 “도심을 관통하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계획에 대한 여러 방법을 국토부에 건의한 상태다”며 “현재까지 결정된 부분은 전혀 없다. 국토부의 검토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고 원론적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